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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부실 선관위가 던진 불씨, 광기의 음모론과 ‘폭력 비즈니스’로 타오르다 [천지인뉴스]

부실 선관위가 던진 불씨, 광기의 음모론과 ‘폭력 비즈니스’로 타오르다 [천지인뉴스]

정범규 기자

6·3 지방선거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보여준 치명적인 부실 행정이 결국 우리 사회의 가장 어두운 단면인 극단적 음모론과 무법적 폭력 사태를 촉발하는 최악의 불씨가 되고 말았다.

송파구 개표소 안팎을 무법천지로 만든 부정선거 주장 세력들은 참정권 감시라는 허울 좋은 명분을 내세워 언론과 공권력을 유린하고 미성년 청소년들에게까지 사적 제재를 가하는 초법적 만행을 저지르고 있다.

과거 사법부 습격 사태의 연장선에 있는 이 광기의 폭동 배후에는 증오를 선동해 주머니를 채우는 추악한 ‘슈퍼챗 비즈니스’가 똬리를 틀고 있는 만큼, 수사당국은 선관위의 전면적 쇄신과 별개로 이 범죄적 폭력 집단에 대해 무관용 원칙으로 엄벌을 처해야 마당하다.

선거는 민주주의라는 거대한 건축물을 지탱하는 가장 신성하고 견고한 기둥이다. 그러나 최근 치러진 제9회 지방선거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드러낸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무능한 행정 편의주의는 주권자인 국민의 비판을 받아 마땅한 치욕적인 오점이다. 국가의 근간을 이루는 선거 관리를 이토록 허술하고 부실하게 처리한 선관위의 무능은 뼈아픈 개혁과 전면적인 인적·시스템 쇄신의 대상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선관위가 저지른 행정적 무능과 부실이 법치를 유린하고 사적 제재를 일삼는 극단적 세력의 폭력 행위에 면죄부를 주는 방패가 될 수는 없다. 현재 서울 송파구 개표소인 핸드볼경기장 안팎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사태는 합리적인 의혹 제기나 정당한 시민의 감시 활동을 까마득히 넘어선 광기의 폭동이자, 우리 사회가 오랜 시간 쌓아 올린 민주적 시스템에 대한 정면 도전이다. 참정권 보장이라는 위장된 명분 뒤에서 벌어지는 추악한 불법 행위들은 이미 공동체가 인내할 수 있는 임계점을 넘어섰다.

이번 송파구 개표소 봉쇄 사태에서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극우 성향의 세력들이 보여준 행태는 법치국가의 시민이라고는 도저히 믿기 힘들 정도의 야만적인 만행이었다. 이들은 마치 자신들이 법 위에 선 존재인 양 공권력을 참칭하며 무고한 시민과 공무원, 심지어 어린 학생들에게까지 무차별적인 사적 제재와 폭력을 행사했다. 가장 공분을 사는 대목은 세계선수권대회(U20) 출전을 불과 보름 앞두고 훈련 장비를 챙기려던 여자 청소년 핸드볼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가한 폭거다. 8일 태극마크 선수복을 입은 어린 선수들의 진입을 막아선 시위대는 경기 영상을 보여달라는 황당한 억지를 부렸고, 한 선수가 울먹이며 제발 들여보내 달라고 손을 비비며 애원한 끝에야 통과시키는 반인륜적 행태를 보였다. 진짜 만행은 그 뒤에 일어났다. 선수들이 공과 가방을 들고 나오자 투표용지를 숨겨온 것 아니냐며 수십 명이 에워싸고 강제 소지품 검사를 강행한 것이다. 공포에 질려 손을 떠는 어린 선수들의 가방을 강제로 열어젖힌 이 행위는 형법 제324조 강요죄 및 업무방해죄에 해당하는 명백한 범죄 행위다.

이들의 무법천지는 비단 미성년자에게만 향하지 않았다. 개표가 완전히 종료된 이후에도 시위대 1,500여 명은 경기장 출입구 10곳을 원천 봉쇄하는 폭거를 저질렀다. 이로 인해 송파구 선관위 직원과 개표 참관인 등 30여 명이 수 시간 동안 건물에 갇히는 감금 사태가 발생했다. 심지어 같은 건물을 사용하는 대한체육회 산하 종목단체 직원들까지 퇴근길이 막혀 유리창에 호소문을 붙여야 하는 비극이 연출되기도 했다. 그 와중에 일개 극우 유튜버들은 목걸이 명찰을 찬 이들을 붙잡고 호통을 치며 불법 검문을 자행했다. 이는 다중의 위력으로 사람을 가둔 형법상 특수감금죄로, 벌금형 규정이 없어 혐의가 인정되면 무조건 징역형 처벌을 받는 중죄다. 질서 유지를 위해 투입된 경찰 기동대조차 이들의 통제 아래 놓였다는 내부 폭로는 더욱 충격적이다. 시위대는 채증을 막겠다며 경찰들의 마스크와 경광봉 착용 여부를 불법 검수했고, 철제 폴리스라인으로 기동대원들을 좁은 복도에 고립시켜 6시간 동안 화장실도 못 가게 통제하는 특수공무집행방해죄를 저질렀다. 현장 지휘관에게 “중국인이냐”, “조선족이냐”라며 퍼부은 인종차별적 모욕 발언은 이들의 내면에 자리 잡은 저급한 민낯을 그대로 드러냈다. 진실을 보도하려는 언론 역시 이들의 폭력을 피할 수 없어, 신변의 위협을 느낀 JTBC 취재진과 외신 기자들이 창문을 통해 탈출을 시도하다 에워싸여 폭행당하고 휴대전화를 빼앗기는 언론 유린 행위까지 발생했다.

이러한 무법적 폭력성은 갑자기 튀어나온 돌출 행동이 아니라 끈질기게 이어져 온 음모론 계보의 진화 형태다. 우리는 이미 2025년 1월 19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 발부 직후 발생한 ‘서울서부지방법원 기습 난입 사태’를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당시 수백 명의 부정선거론자와 극단적 시위대들은 사법부의 정당한 법적 판단을 오직 정치적 음모로 규정하며 법원 현판을 부수고 판사실까지 난입해 살해 협박을 가했다. 현장을 막아선 경찰과 기자를 무차별 공격해 90명이 현행범 체포되었던 그 사법부 폭동의 유전자가 2026년 개표소 봉쇄 사태로 고스란히 이어진 것이다. 국가 기관의 행정적 실수든, 사법부의 독립적 판단이든 자신들의 입맛에 맞지 않으면 무조건 조작과 음모로 몰아붙이고 물리력을 행사하는 극단적 확증편향이 대한민국의 법치를 전방위로 잠식해 들어가고 있다.

이들이 법과 제도를 파괴하면서까지 거리에 나서는 동력의 배후에는 이 광기를 철저히 돈벌이 수단으로 삼는 추악한 ‘혐오 비즈니스’ 시장이 존재한다. 2025년 서부지법 폭동 당시에도 극우 유튜버들은 폭력과 파괴 현장을 실시간 생중계하며 지지자들의 폭력을 유도했고, 단 하룻밤 만에 수천만 원의 ‘슈퍼챗’ 수익을 올렸다. 당일 국내 슈퍼챗 상위 10개 채널 중 8곳이 부정선거 음모론 채널이었다는 사실은 이 폭력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증명한다. 이번 지방선거 사태 역시 마찬가지다. 자칭 애국 유튜버들은 현장에서 선관위 직원과 민간인을 사적으로 감금하고 윽박지르는 자극적인 영상을 송출하며, 지지자들의 분노를 동력 삼아 후원금을 뜯어내고 있다. 이들에게 부정선거는 국가를 위한 걱정이 아니라, 조회수를 올리고 주머니를 채우기 위한 가장 자극적인 콘텐츠일 뿐이다. 여기에 표심을 의식해 이들의 음모론에 슬쩍 편승하거나 묵인 방조하는 일부 극우 정치인들의 기회주의적 태도는 이 괴물들을 키우는 치명적인 자양분이 되었다.

결론적으로 선관위는 이번 투표용지 부실 관리 사태에 대해 전 국민 앞에 고개 숙여 사죄하고, 총사퇴에 준하는 인적·시스템적 인프라 혁신을 단행해야 마땅하다. 선관위가 빌미를 제공하는 한, 음모론자들의 악의적인 핑곗거리는 영원히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와 동시에 수사당국은 개표소를 무법천지로 만든 주동자들과 유튜버들에 대해 법이 허용하는 가장 엄중한 잣대를 적용해야 한다. 특히 선거관리위원회 직원을 폭행·협박하거나 선거 사무를 방해한 행위는 공직선거법 제244조에 의거,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지는 최고 수준의 중범죄다. 벌금형조차 없는 중죄를 지은 자들에게 관용을 베푸는 것은 법치주의에 대한 배신이다. 민주주의의 관용은 법과 절차를 존중하는 공민들에게만 허용되는 특권이다. 증오를 선동해 돈을 벌고, 국가대표 청소년을 윽박지르며 사회 시스템을 마비시키는 이 범죄적 폭력 비즈니스를 단호히 끊어내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설 자리가 없을 것이다. 수사당국의 전원 구속 수사와 사법부의 엄벌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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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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