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에셋증권, 스페이스X 공모주 ‘0주’ 충격…국내 자산운용사 ETF 전략 직격탄 [천지인뉴스]
미래에셋증권, 스페이스X 공모주 ‘0주’ 충격…국내 자산운용사 ETF 전략 직격탄 [천지인뉴스]
정범규 기자
미국 우주항공 기업 스페이스X의 글로벌 공모주 인수단으로 참여했던 미래에셋증권이 최종 배정 단계에서 단 1주의 물량도 확보하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미래에셋증권을 통해 공모주 청약에 나섰던 한국투자신탁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국내 대형 자산운용사들의 상장지수펀드(ETF) 조기 편입 및 운용 계획이 전면 무산되며 금융투자업계가 거센 후폭풍에 휩싸였다.
금융감독원이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즉각적인 경위 파악과 사실관계 검증에 착수한 가운데, 미국 IPO 시장의 특수성과 주관사 재량권에 따른 가변성이 국내 전문투자자들의 대규모 청약 증거금 환불 소동으로 이어지며 제도적 안보 대책 마련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내 금융투자업계가 미국 최대 우주기업의 상장 무대에서 참담한 고배를 마셨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 성공적으로 상장한 스페이스X의 글로벌 공동 인수단(Underwriting Syndicate)으로 참여했던 미래에셋증권이 최종 물량 배정(Allocation) 단계에서 국내 판매용 물량을 단 1주도 배정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날 공시된 스페이스X의 공식 서류상에는 미래에셋증권에 231만 4,815주가 배정된 것으로 명시되어 있었으나, 실제 최종 수량 집행 과정에서 글로벌 대표주관사가 국내 인수단의 물량을 전액 배제하는 결정을 내리면서 충격을 안겼다. 국내 증권사 중 유일하게 단독으로 진행한 이번 청약이 1·2차 모두 단 1~2분 만에 조기 마감될 정도로 시장의 뜨거운 기대를 모았던 만큼 금투업계의 허탈감은 극치에 달해 있다.
이번 미배정 사태는 스페이스X의 주식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자사 핵심 상품에 편입하려던 대형 자산운용사들의 도약대에 급제동을 걸었다. 가장 먼저 타격을 입은 곳은 한국투자신탁운용이다. 한투운용은 배정 물량을 바탕으로 자사가 액티브 형태로 운용 중인 ‘ACE 미국우주테크액티브 ETF’와 ‘한국투자글로벌우주기술&방산 펀드’에 스페이스X를 전격 분배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13일 새벽 대표주관사로부터 최종 미배정 통보를 받으면서 공모주 획득 공식 라인이 완전히 차단됐다. 한투운용은 투자자 혼선을 줄이기 위해 홈페이지에 지연 안내를 게재하는 등 긴급 수습에 나섰으며, 공모 물량 대신 상장 첫날 장중 매매를 통해 해당 ETF에 일부 물량을 긴급 편입하는 고육지책을 썼으나 구체적인 매입 규모는 밝히지 못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전략 상품 라인업 역시 대대적인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미래에셋운용은 자사의 간판 상품인 ‘TIGER 글로벌AI액티브 ETF’와 ‘TIGER 글로벌AI전력인프라액티브 ETF’ 등을 앞세워 공모주 투자에 대거 동참할 예정이었다. 당초 지난 11일 조기 편입 제도(패스트 엔트리)를 활용해 상장일 종가 기준으로 스페이스X를 포트폴리오에 담겠다고 공지했으나, 물량 확보가 전면 무산되면서 해당 공지는 약 1시간 만에 황급히 삭제되는 촌극을 빚었다. 결국 지수사업자가 수시 리밸런싱을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함에 따라, 해당 기초지수를 추종하는 ‘TIGER 미국우주테크 ETF’는 조기 편입 방안을 철회하고 상장 2거래일 후(T+2)에 시장에서 직접 주식을 매입하는 기존 방식으로 복귀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사태가 일파만파로 확산되자 금융당국도 즉각적인 리스크 점검과 경위 파악에 착수했다. 금융감독원은 미래에셋증권이 글로벌 우량 인수단에 이름을 올리고도 최종 배정 단계에서 철저히 소외된 구체적인 원인과 계약 조건상의 결함 여부를 면밀히 들여다볼 방침이다. 이번 사태가 향후 국제 법적 분쟁이나 대규모 민원으로 번질 가능성이 상존하기 때문이다. 다만 투자 안보 전문가들은 미국 IPO 시장의 경우 실제 최종 물량 배정권이 대표주관사의 절대적인 재량권에 달려 있다는 특수성을 지적한다. 미래에셋증권 역시 투자설명서와 핵심설명서를 통해 현지 사정에 따라 배정 물량이 전액 없을 수 있다는 면책 조항을 사전에 공지했고, 이번 청약이 일반 유권자가 아닌 전문투자자와 기관들을 대상으로만 제한적으로 진행된 만큼 법적인 피해 보상이나 소송전으로까지 확대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해석도 나온다.
그러나 이번 ‘스페이스X 0주 사태’가 국내 증권업계의 글로벌 IB 영토 확장 노력과 대외 통상 신뢰도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혔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글로벌 대표주관사의 독단적인 물량 컷오프(Cut-off) 행위 앞에 국내 초대형 자산가들과 기관들의 청약증거금 총액이 13일 새벽 전액 환불 조치되는 등 자본시장 내 행정적 혼선이 극에 달했기 때문이다. 해외 공모주 투자가 새로운 재테크 수단으로 급부상하는 시점에서 터진 이번 참사는 외화 자산 투자 시 국내 증권사들이 해외 대형 투자은행과의 협상력에서 여전히 열세에 놓여 있음을 보여주는 뼈아픈 팩트체크 사례가 됐다. 사법당국과 금감원의 정밀 조사를 통해 주관사의 명확한 거부 사유가 밝혀질 때까지, 서구권 공모주 시장에 무방비로 노출된 국내 자본시장 안보 체계를 근본적으로 리모델링해야 한다는 지적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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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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