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지인뉴스] 김민석 수첩 논란, 실수로 넘길 일인가…공천 후보군부터 ‘OUT’ 명단까지
[천지인뉴스] 김민석 수첩 논란, 실수로 넘길 일인가…공천 후보군부터 ‘OUT’ 명단까지
정범규 기자
국회 본회의장에서 ‘서울시장 후보’ 메모 노출 논란
김민석 “필승 카드 생각하며 적은 것”…출마 의사 타진은 부인
여당 대표의 민감한 인사 메모 관리와 정치적 책임은 별개의 문제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회 본회의장에서 펼쳐놓은 수첩 한 장이 정치권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수첩에는 ‘서울시장 후보’라는 문구와 함께 복수의 정치인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이는 이름들이 적혀 있었고, 다른 한편에는 ‘이진숙·한동훈 OUT’이라는 표현도 담겼다.
개인의 수첩에 무엇을 적느냐만 놓고 보면 문제 삼을 일이 아닐 수 있다. 그러나 집권여당 대표의 수첩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김 대표는 10일 민주당TV를 통해 직접 해명에 나섰다.
김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누가 ‘필승 카드’가 될 수 있을지 생각하는 과정에서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 우원식 전 국회의장, 정청래 전 민주당 대표, 김현종 전 통상교섭본부장 등을 떠올려 적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서울대 김경민 교수와 김진애 전 의원, 자신의 이니셜인 ‘MS’도 적었다고 밝혔다. 다만 적힌 인물들에게 서울시장 출마 의사를 타진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해명대로라면 당의 공식적인 서울시장 후보 검토 명단이나 공천 자료라고 단정할 근거는 없다.
바로 이 지점에서 사실과 비판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문제는 수첩에 적힌 이름이 실제 공천 명단이냐 아니냐만이 아니다. 여당 대표가 서울시장 후보군을 개인적으로 검토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민감한 메모를 국회 본회의장에서 노출한 행동이 적절했느냐는 별개의 문제다.
더욱이 수첩에는 ‘이진숙·한동훈 OUT’이라는 표현까지 적혀 있었다.
김 대표는 이들에 대한 자신의 정치적 판단과 관련된 메모라는 취지로 설명했지만, 여당 대표가 특정 정치인들을 ‘OUT’이라는 단어로 정리해놓은 모습은 가볍게 볼 대목이 아니다.
정치적 경쟁자를 비판할 수 있고, 자격 문제를 제기할 수도 있다. 그러나 집권여당 대표의 판단과 언어는 개인 정치인의 그것보다 훨씬 큰 무게를 갖는다.
특히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읽힐 수 있는 이름과 정치적 퇴출을 연상시키는 ‘OUT’ 표현이 한 수첩에서 동시에 공개되면서 불필요한 정치적 해석과 논란을 스스로 만들어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정청래 전 대표가 공개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낸 것도 이번 논란이 단순한 메모 노출로 끝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당대표는 지방선거 공천과 당의 선거 전략에 상당한 정치적 영향력을 가진 자리다. 따라서 특정 인물을 후보군으로 생각했다는 개인적 메모조차 공개되는 순간 당사자의 정치적 행보와 당내 역학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김 대표가 일부러 수첩을 노출했다는 증거는 현재 확인되지 않는다. 때문에 이를 ‘의도된 메시지’라고 단정하는 것은 지나치다.
그러나 고의가 아니었다고 해서 정치적 책임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국회 본회의장은 수많은 취재진의 카메라가 움직이는 공개된 정치 공간이다. 정치인들의 휴대전화 화면과 문서, 메모가 카메라에 포착돼 논란이 된 사례도 적지 않다. 여당 대표라면 민감한 정치적 메모가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충분히 예상하고 관리했어야 한다.
민주당에도 이번 일을 단순한 해프닝으로 소비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다가오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후보 선정과 공천의 공정성은 유권자들이 지켜볼 중요한 문제다. 실제 공식 공천 검토와 무관한 개인 메모였다면 더욱 철저하게 구분되고 관리됐어야 한다.
진보정당을 표방하거나 민주주의와 공정한 절차를 강조한다고 해서 내부의 정치적 부주의까지 눈감아야 할 이유는 없다.
김 대표의 해명으로 수첩에 적힌 이름들의 성격은 어느 정도 설명됐다. 이제 남는 질문은 단순하다.
집권여당 대표의 자리는 개인적인 생각까지 모두 공개하라는 자리는 아니지만, 자신의 행동이 정치적 메시지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무겁게 인식해야 하는 자리다.
이번 수첩 논란을 ‘그냥 메모였다’는 한마디로 끝내기 어려운 이유다.
진실과 공정한 천지인뉴스, 정확한 팩트
정범규 기자
뉴스 제보 : chonjiinnews@gmail.com
저작권자 © 천지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글은 자료 정리 과정에서 AI 기술이 참고 수준으로 활용됐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