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지인뉴스] 지역이 직접 의료공백 해법 짠다…1조2614억 특별회계에 ‘AI 의료’까지
[천지인뉴스] 지역이 직접 의료공백 해법 짠다…1조2614억 특별회계에 ‘AI 의료’까지
정범규 기자
정부가 수도권과 지역 간 의료격차를 줄이기 위해 2027년 1조2614억 원 규모의 지역필수의료특별회계를 신설한다. 중앙정부가 전국에 같은 사업을 내려보내는 방식에서 벗어나 지방정부가 지역의 의료공백을 직접 진단하고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설계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3605억 원 규모의 ‘지역주도 의료공백 해소 지원사업’을 새로 도입한다. 시·도별 의료 여건에 따라 필요한 사업을 지방정부가 직접 기획·집행하고, 중앙정부는 사업계획과 성과를 평가하는 방식이다.
지역 의료현장에는 인공지능 기술도 본격 투입된다. 의료취약지 일차의료기관에 AI 패키지를 보급하고 섬·산간지역에는 AI 기반 재택협진을 추진하는 한편, 전국 72개 권역·지역 책임의료기관을 국가 GPU 기반 공공의료 AI 플랫폼에 연결할 계획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0일 서울 국제전자센터에서 제4차 ‘지역·필수·공공의료 추진전략 중앙·지방 협의체’를 열고 2027년도 지역·필수·공공의료 강화 추진 방향과 지역필수의료특별회계 주요 사업을 논의했다.
이번 특별회계 정부예산안은 신규 사업 3689억 원과 기존 여러 회계·기금에 분산돼 있던 관련 사업 8925억 원을 합쳐 총 1조2614억 원 규모로 편성됐다.
눈에 띄는 부분은 지역의 역할을 크게 늘린 것이다.
지역주도 의료공백 해소 지원사업은 중앙정부가 시·도별 예산 규모와 기본 방향을 제시하면 지방정부가 지역 상황을 직접 진단해 필요한 사업을 설계하고 집행한다.
지역마다 의료 여건이 다른 현실에서 중앙정부가 획일적인 사업을 설계하는 대신 지방정부에 상당한 자율성과 책임을 부여하겠다는 취지다.
국립대병원 등을 포함한 17개 권역책임의료기관의 임상역량과 협력체계를 강화하는 데에도 2551억 원을 투입한다. 전년보다 1397억 원 늘어난 규모다.
정부는 이를 통해 필수진료과 의료진 신규 채용과 장기재직 교수진 보상을 강화하고, 지역별 특화분야를 이른바 ‘빅5’ 수준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지역 의료에 AI를 접목하는 사업도 속도를 낸다.
의료취약지역 의원에는 진료 보조와 건강관리, 행정업무 등을 지원하는 ‘일차의료 AI 패키지’를 보급한다.
섬·산간 등 의료진이 부족한 지역에서는 방문간호사가 AI 분석 결과를 활용해 원격지 의사와 비대면으로 협진하는 ‘AI 기반 재택협진’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전국 72개 권역·지역 책임의료기관을 국가 고성능 연산장치(GPU) 기반 ‘공공의료 AI 플랫폼’에 연결하는 ‘공공의료 AI 고속도로’도 구축한다.
개별 공공병원이 고가의 AI 인프라를 각각 구축하는 대신 통합 시스템을 공동 활용하게 해 지역 공공병원의 의료기술 격차를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정책의 방향은 그동안 수도권 대형병원으로 환자가 몰리고 지역에서는 필수의료 인력을 구하지 못했던 의료 불균형 문제와 맞닿아 있다.
정부가 지역에 예산과 정책 설계 권한을 확대하고 국립대병원과 공공병원의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방향을 분명히 한 것은 의미가 있다.
다만 막대한 예산과 AI 인프라가 실제 지역 주민의 의료 접근성 개선으로 이어지는지는 결국 현장에서 판가름 날 전망이다. 첨단기술만으로 지역의 의사와 간호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만큼 의료인력이 지역에 정착할 수 있는 환경을 함께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지역필수공공의료실장은 지역이 스스로 의료공백을 해소할 수 있는 안정적인 투자 기반을 마련했다는 의미가 있다며, 지역에서도 의료 AI 기술을 적극 활용해 수도권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시·도 및 권역책임의료기관과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지역필수의료특별회계는 2027년 1월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며, 관련 정부예산안은 국회 심의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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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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