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천지인뉴스] 수시 원서접수 ‘먹통’ 누가 책임지나…1588건 구제 신청, 이번엔 ‘접수 취소’ 논란

[천지인뉴스] 수시 원서접수 ‘먹통’ 누가 책임지나…1588건 구제 신청, 이번엔 ‘접수 취소’ 논란

정범규 기자

2027학년도 대학입시 수시모집 원서접수 시스템 장애가 단순한 전산 사고를 넘어 입시 공정성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시스템 장애로 원서를 제대로 접수하지 못한 수험생을 구제하는 과정에서 기존 접수자와 추가 접수자 사이의 형평성 문제가 불거졌고, 일부 대학에서는 경쟁률이 공개된 뒤에도 접수가 이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부에 따르면 16일 오후 6시까지 접수된 구제 신청은 총 1,588건이다. 이 가운데 1,400건에 대한 검토가 끝났고 388건이 구제 대상으로 결정됐다. 당시 아직 심사가 끝나지 않은 신청도 188건 남아 있었다. 구제 대상자 가운데 오후 6시 기준 250명은 실제 대학 원서접수를 마쳤다.

문제는 구제 과정에서 또 다른 공정성 논란이 발생했다는 점이다. 원서접수 마감시간이 연장된 대학 가운데 17개교가 당초 마감시각인 오후 6시 기준 경쟁률을 공개한 것으로 파악됐다. 교육부는 경쟁률 공개 이후 접수된 사례를 확인하고 있으며 불공정 의심 사례에 대해서는 대학과 협의해 접수 취소 조치까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사태는 지난 11일 오후 5시50분께 유웨이어플라이 원서접수 시스템에 오류가 발생하면서 시작됐다. 당초 오후 6시가 마감이었던 일부 대학의 접수 시간이 오후 7시까지 연장됐지만, 일부 수험생은 연장 사실을 제때 알지 못하는 등 혼란이 이어졌다.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장애 당시 로그인 기록과 원서접수 이력 등 객관적인 전산자료를 기준으로 피해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장애 당시 실제 접속을 시도했더라도 전산상 기록이 남지 않았다면 구제를 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도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로그 기록이 전혀 없는 경우 구제가 어렵다는 취지로 답했다.

입시에서 전산기록을 기준으로 삼는 것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이번 사태에서 수험생들은 자신들이 통제할 수 없는 시스템 장애를 만났다. 그 뒤에는 접수시간 연장, 경쟁률 공개, 피해자 선별, 추가 접수, 일부 접수 취소 검토까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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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적으로 마감 전에 원서를 낸 수험생과 학부모 사이에서는 반발이 나오고 있다. 추가 접수 과정에서 정보 비대칭이 발생해 입시의 형평성이 훼손됐다는 주장이다. 일부는 구제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와 소송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대편에는 시스템 장애 때문에 원서를 제출하지 못한 수험생들이 있다. 이들 가운데 전산기록으로 피해 사실을 입증한 수험생은 구제 대상이 됐지만, 장애 당시 접속을 시도했더라도 기록이 남지 않은 경우 구제받기 어려운 문제가 남는다.

여기에 경쟁률 공개 이후 원서를 제출한 수험생 가운데 일부는 이제 자신이 제출한 원서가 취소될 가능성까지 마주하게 됐다. 교육부는 17개 대학에서 경쟁률 공개 이후 접수된 사례를 점검해 불공정성이 의심되는 경우 접수 취소를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결국 정상 접수자, 시스템 장애 피해자, 연장 시간 접수자가 서로 다른 이유로 ‘공정성’을 주장하는 상황이 됐다.

그러나 이번 혼란의 출발점이 수험생들에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대입 원서접수라는 국가적으로 중요한 절차를 민간업체 시스템에 의존해 운영해온 구조와 장애 발생에 대비한 관리·대응 체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가 먼저 규명돼야 할 문제다. 현재 원서접수 시스템은 유웨이어플라이와 진학어플라이 등 민간업체 두 곳이 대학들과 개별 계약을 맺어 운영하고 있다.

최교진 장관도 이번 사태 이후 원서접수 시스템을 교육부나 대교협이 직접 관리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16일 국회 교육위원회에서는 공적 원서접수 체계로의 개편과 민간기업 과점 문제를 살펴보겠다는 입장도 내놨다.

교육부와 대교협은 오는 23일까지 특별조사반을 운영해 장애 발생 원인과 대응 과정, 시스템 운영·관리체계 전반을 조사할 예정이다. 교육부는 조사 결과를 토대로 책임을 규명하고 정시모집부터 비슷한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대학입시는 수험생에게 단 한 번의 선택이 진학 결과를 바꿀 수 있는 절차다. 이번 사태의 책임 규명 역시 어느 수험생에게 원서를 인정하고 취소할 것인지만 따지는 데서 끝나서는 안 된다.

누가 시스템을 관리했고, 장애에 어떻게 대비했으며, 사고 직후 어떤 판단을 내렸는지까지 조사해야 한다. 수험생들 사이에 벌어진 공정성 논란 뒤에 가려진 관리 책임을 밝히는 것이 특별조사반에 남겨진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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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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