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지인뉴스] 코스피 5,000선 붕괴에 정부 긴급 대응…반대매매 완화 카드 꺼냈다
[천지인뉴스] 코스피 5,000선 붕괴에 정부 긴급 대응…반대매매 완화 카드 꺼냈다
코스피 장 초반 8%대 폭락·서킷브레이커 발동…미국 AI·반도체주 급락 충격
정부, 9일부터 신용융자 담보비율 140% 유지 의무 3개월 면제…추가 안정 조치 검토

정범규 기자
국내 주식시장이 미국발 기술주 급락 충격으로 크게 흔들리자 정부가 긴급 증시 안정 조치에 나섰다. 코스피가 장 초반 5,000선 아래로 추락하고 서킷브레이커까지 발동되면서 금융당국은 주가 하락에 따른 연쇄적인 반대매매를 줄이기 위한 대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6일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긴급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열고, 오는 9일부터 증권사의 신용융자 담보비율 140% 유지 의무를 3개월간 면제하기로 했다. 주식시장 급락으로 투자자의 담보 부족이 발생하더라도 증권사가 반대매매를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이번 조치는 미국 중간선거 이후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규제 강화 우려와 글로벌 반도체주 급락이 국내 증시로 확산되는 가운데 발표됐다. 정부는 국내 경제의 기초체력은 견조하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금융시장 변동성이 더욱 확대될 경우 추가 안정 대책을 시행할 수 있도록 준비하기로 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20.54포인트 하락한 5,263.26으로 출발했다. 이후 외국인 매도세와 투자심리 위축이 겹치면서 낙폭이 확대됐다.
오전 9시 3분에는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8.52% 급락한 4,924.61까지 떨어지면서 1단계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서킷브레이커는 주가지수가 일정 수준 이상 급락할 경우 시장의 과열된 매도 흐름을 진정시키기 위해 주식 거래를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제도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는 20분간 거래가 중단됐다.
코스피200 선물가격이 급락하면서 프로그램 매도호가의 효력을 일시 정지하는 매도 사이드카도 발동됐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매도 사이드카가 작동하는 등 증시 전반에 매도 압력이 집중됐다.
국내 증시 급락의 주요 배경으로는 미국 기술주와 반도체주의 동반 하락이 꼽힌다.
앞서 미국 뉴욕증시에서 나스닥종합지수는 5.52% 하락했으며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12.25% 급락했다. AI 데이터센터에 대한 규제 강화 가능성과 기술기업의 투자 전망에 대한 우려가 글로벌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에 매도세가 집중되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정부는 이러한 해외 시장의 충격이 국내 증시에서 과도한 반대매매로 이어지는 상황을 막는 데 우선 대응하기로 했다.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긴급 시장상황점검회의에는 이형일 부총리와 이억원 금융위원장,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권민수 한국은행 부총재가 참석했다.
경제·금융당국은 미국 중간선거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 흐름과 국내 주식·외환·채권시장의 변동성을 점검하고 시장 안정 방안을 논의했다.
가장 먼저 결정한 조치는 증권사의 신용융자 담보비율 유지 의무 한시 면제다.
신용융자는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자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하는 거래다. 주가가 급락하면 담보로 제공한 주식의 가치가 떨어지고, 투자자가 추가 담보를 마련하지 못할 경우 증권사가 보유 주식을 강제로 처분하는 반대매매가 발생할 수 있다.
반대매매가 특정 시점에 집중되면 주가가 추가로 하락하고, 다른 투자자들의 담보 부족까지 확대되는 악순환이 나타날 수 있다.
정부는 오는 9일부터 3개월 동안 증권사의 담보비율 유지 의무를 면제해 증권사가 고객별 신용도와 시장 상황에 따라 담보 유지 기준을 탄력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이번 조치가 모든 반대매매를 일괄적으로 중단하거나 투자자의 손실을 보전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실제 적용 여부와 기준은 증권사의 판단 및 내부 규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정부는 올해 한국 경제가 3% 중반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수출 1조 달러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경제 기초체력이 견조하다고 평가했다. 기업 영업이익도 90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면서 지나친 비관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글로벌 반도체 산업과 주요국 정책 동향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금융시장 변동성이 추가로 확대되면 단계별 시장 안정 조치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기업가치 제고와 자본시장 신뢰 회복을 위한 중장기 정책도 지속하기로 했다.
미국발 충격이 국내 증시 전반으로 확산된 상황에서 정부의 긴급 조치가 연쇄 반대매매와 추가적인 시장 불안을 얼마나 완화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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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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