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인뉴스] 김건희 씨,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헌정사상 첫 전직 대통령 부부 동시 기소

정범규 기자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29일 김건희 씨를 구속기소했다. 특검팀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자본시장법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김건희 씨를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일 현판식을 열고 수사에 착수한 지 59일 만이다.

전직 대통령의 배우자가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진 것은 처음이며,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씨 부부가 동시에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는 사례는 헌정사상 전례가 없는 일이다. 윤 전 대통령은 내란 특검에 의해 이미 구속기소돼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특검팀이 김 씨에게 적용한 혐의는 구속영장에 적시된 내용과 동일하다. 우선 2022년 대선 과정에서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로부터 58차례 여론조사 결과를 무상 제공받은 혐의, 같은 해 국회의원 보궐선거 과정에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가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적용됐다. 또한 2009년부터 2012년까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자금을 대는 ‘전주’로 가담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와, 2022년 4월부터 8월까지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통해 통일교 측의 청탁을 받고 고가 목걸이 등을 수수한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도 함께 적용됐다.

김 씨는 특검 조사 과정에서 지난 14일, 18일, 21일, 25일, 28일 등 총 다섯 차례 소환됐으나 대부분 질문에 답변을 거부했다. 다만 재판 단계에서는 직접 소명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김 씨의 변호인단은 “특검 조사에서는 진술 왜곡 우려 때문에 진술거부권을 행사했지만, 재판에는 성실히 임해 특검의 주장을 반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구속기소는 김건희 씨 개인의 법적 책임을 넘어, 윤석열 전 대통령과 국민의힘 인사 전반으로 수사가 뻗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정치적 파장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