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설] ‘전건 무혐의’ 강선우 의원… 짓밟힌 명예는 누가 돌려줄 것인가 [천지인뉴스]
[사설] ‘전건 무혐의’ 강선우 의원… 짓밟힌 명예는 누가 돌려줄 것인가 [천지인뉴스]

정범규 기자
정치인을 향한 자극적인 의혹 제기는 뉴스 시장에서 언제나 파급력이 크다. 지난해 강선우 의원이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었을 당시, 언론은 일제히 전직 보좌진의 진술을 인용하며 ‘집안일 심부름’, ‘재취업 방해’, ‘거짓 해명’ 등 자극적인 키워드로 도배된 ‘갑질 의혹’을 쏟아냈다. 주요 포털과 뉴스 앱의 메인 화면은 연일 단독·특보 기사로 채워졌고, 보도를 주도한 언론사는 기자상까지 거머쥐며 혜택을 누렸다.
그러나 수사 기관의 최종 결론은 달랐다. 경찰은 고발된 9개 혐의 전체에 대해 ‘불송치(혐의없음)’ 처분을 내렸다. 수사 과정에서 핵심 고발 내용이었던 피해 사실에 대해 당사자들이 진술을 거부하거나 조사에 응하지 않았고, 범죄 성립 요건조차 갖추지 못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노동청 조사 역시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는 등 법 적용 제외로 사건이 종결된 바 있다.
문제는 의혹이 불거졌을 때의 요란함과, 진실이 가려졌을 때의 정적 사이에 존재하는 극심한 온도 차다. 언론이 자극적인 보도로 판을 깔아주면, 정치평론가들은 검증조차 되지 않은 기사 내용을 기정사실로 전제한 채 종편 방송과 유튜브 등에서 또 다른 정치적 공격을 쏟아냈다. 최소한의 팩트 체크도 없이 기사를 근거 삼아 인격 모독성 주장을 펼치는 평론가들의 무책임한 발언은 당사자에게 가혹한 2차 가해로 작용했다.
‘아니면 말고’ 식의 폭로성 보도와 이를 받아써 확산시키는 정치평론가들의 맹목적 공격은 과연 누구를 위한 저널리즘인가. 의혹을 제기하고 평론할 때는 공익과 알 권리를 외치지만, 법적 무혐의나 무고로 밝혀진 이후 무너져 버린 당사자의 명예와 공직자로서의 신뢰에 대해서는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 정치인이든 연예인이든 한 개인의 인생을 송두리째 짓밟아놓고도 사과나 반성 한마디 없이 침묵으로 일관하는 무책임한 행태가 우리 사회에 반복되고 있다.
검증되지 않은 폭로를 거름망 없이 확산시키고, 결과에 대해서는 나 몰라라 식의 태도를 취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는 한 저널리즘과 방송 공론장에 대한 대중의 신뢰 회복은 요원하다. 의혹을 보도하고 평했던 만큼 그 결과에 대해서도 책임을 지고 잘못을 바로잡는 성숙하고 책임감 있는 태도가 절실한 시점이다.
■ 정범규 기자의 시선
정치인은 누구나 비판받을 수 있다. 그러나 비판이 설득력을 얻기 위해서는 사실관계 전체를 기반으로 해야 한다. 특정 장면이나 확인되지 않은 진술만을 발췌해 국민에게 다른 인상을 주는 방식은 정치적 공방을 넘어 공론장의 신뢰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
표현의 자유와 취재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다. 그러나 그 가치 역시 정확한 사실 전달과 결과에 대한 책임이라는 의무와 함께할 때 더욱 의미를 가진다. 국민은 편집된 폭로나 단편적 의혹이 아니라 전체 사실을 보고 판단할 권리가 있으며, 언론과 정치권 또한 이러한 원칙을 존중해야 한다.
의혹 제기에는 열을 올리면서도 무혐의라는 사법적 결론에는 입을 닫는 언론의 행태는 보도의 정당성을 스스로 깎아먹는 행위다. 무너진 개인의 명예와 왜곡된 공론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의혹 보도에 기울였던 정성만큼이나 최종 결과에 대한 성실하고 정직한 후속 보도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진실과 공정한 천지인뉴스, 정확한 팩트
정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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