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평 천지인 영감/연재 소설

[연재] 신과 인간 사이 천신장군암 점사록,제7화. 갈증을 해소하던 탐닉, 완벽했던 음양(陰陽)

7. 갈증을 해소하던 탐닉, 완벽했던 음양(陰陽)

자취방의 눅눅했던 빗소리가 걷히고, 기억의 장면은 눈부신 햇살이 쏟아지던 신혼여행지의 침실로 부드럽게 옮겨갔다. 새하얀 호텔 침구 위로 남국의 뜨거운 볕이 쏟아져 내렸지만, 두 사람에게 창밖의 이국적인 풍경 따위는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바스락거리는 시트 위에서 얽혀든 두 나체는 마치 태초부터 하나였던 것처럼 빈틈없이 맞물려 쉴 새 없이 서로의 온기를 탐하고 있었다. 짙은 코발트빛 바다에서 불어오는 짭조름한 바람결에, 두 사람의 몸에서 배어 나온 달큰한 땀 냄새와 노골적인 살냄새가 뒤섞여 침대 주변을 아찔하게 맴돌았다.

여인은 타고나기를 깊고 축축한 대지(大地)와 같은 강한 음기(陰氣)를 품고 있었다. 그 깊은 우물 같은 갈증을 완벽하게 채워줄 수 있는 것은 오직 정환이 뿜어내는 수컷 특유의 맹렬한 양기(陽氣)뿐이었다. 정환의 거칠고 단단한 허벅지가 여인의 매끄러운 다리 사이를 파고들며 묵직하게 몸을 밀착해 올 때마다, 여인의 입술에서는 쾌락에 젖은 흐린 신음이 속절없이 터져 나왔다. 그의 뜨거운 혀가 여인의 쇄골을 지나 가슴의 예민한 봉우리를 집어삼킬 듯 핥아올리면, 척추를 타고 오르는 짜릿한 전율에 발끝까지 빳빳하게 굳어지곤 했다. 이성적인 사고는 하얗게 날아가고, 오직 살과 살이 부딪히며 만들어내는 원초적인 감각만이 온몸의 신경을 지배했다.

“하아… 정말, 미치게 예뻐….”

땀방울이 맺힌 정환의 이마가 여인의 뺨에 비비적거리며 닿았고, 쇳소리처럼 갈라진 그의 목소리가 귓바퀴를 뜨겁게 달구었다. 정환의 억센 두 손이 여인의 가는 허리를 부서져라 으스러지게 껴안으며 자신의 몸 쪽으로 바짝 밀착시켰다. 숨 막힐 듯 옥죄어오는 그 폭력적인 압박감조차 여인에게는 절대적인 안도감으로 다가왔다. 남편의 피부 밑에서 요동치는 뜨거운 핏줄의 박동이 여인의 맨살을 통해 고스란히 전해졌다. 불과 물이 만나 서로를 미친 듯이 집어삼키며 타오르듯, 두 사람은 지칠 줄 모르고 서로의 몸을 헤집고 또 탐닉했다. 그 순간만큼은 세상에 오직 두 사람의 육신만이 존재하는 것 같았다.

아침이 밝아올 때까지 이어진 짐승 같은 정사 끝에, 여인은 기진맥진한 채 남편의 넓은 가슴에 얼굴을 묻고 까무룩 잠이 들곤 했다. 남편의 심장 박동 소리를 자장가 삼아, 그의 체취를 폐부 깊숙이 들이마셔야만 비로소 완전한 평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서로의 살갗이 1밀리미터라도 떨어지는 것을 견디지 못해 밤새 끌어안고 잤던 그 뜨거운 시간들이, 불과 1년 전의 일이었다. 도대체 언제부터, 어떤 저주가 틈입했기에 그토록 달콤했던 살냄새가 역겨운 파충류의 비린내로 변해버린 것일까. 완벽했던 음양(陰陽)의 조화가 무참히 박살 난 현재를 깨달은 여인의 가슴은, 다시 한번 날카로운 칼날에 베인 듯 참혹하게 허물어져 내렸다.

(다음 회에 계속)글쓴이 계룡산 벼락신장법사

진실과 공정한 천지인 뉴스, 정확한 팩트
정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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