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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미·이 정부 간 종전 MOU 최고지도자 승인 공식 확인…호르무즈 수수료 고수로 막판 진통 [천지인뉴스]

이란, 미·이 정부 간 종전 MOU 최고지도자 승인 공식 확인…호르무즈 수수료 고수로 막판 진통 [천지인뉴스]

정범규 기자

이란 정부가 미국과 협상 중인 종전 양해각서(MOU)에 대해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최종 승인을 받았다고 공식 선언하며 47년 만의 역사적인 관계 정상화 기로에 섰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전국 생중계 연설을 통해 미국과의 종전 합의가 최종 단계에 도달했음을 밝혔으나, 핵연료 국외 반출 거부와 호르무즈 해협 통행 선박에 대한 서비스 수수료 부과 방침을 재확인하며 미국 정부와의 막판 신경전을 이어갔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중동 분쟁 종식이라는 거대 성과를 앞두고도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과 이스라엘의 강력한 반발, 그리고 핵 협상 주도권을 둘러싸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외교 기조와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의 대외 압박 기조가 충돌하는 등 미 정계의 통상 안보 대책이 갈팡질팡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중동 정세를 송두리째 뒤바꿀 역사적인 대전환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란 정부는 미국과 물밑에서 협의해 온 종전 양해각서(MOU)안에 대해 자국 내 최고 권력자인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공식 승인을 획득했다고 전격 발표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의 보도에 따르면,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전국에 생중계된 TV 연설과 국영TV 대담 프로그램을 통해 미국과의 종전 합의가 사실상 마침표를 찍는 최종 단계에 접어들었으며 최고지도자와 국가안보회의를 포함한 이란 최고 지도부의 사법적·정치적 추인을 완료했음을 공식 확인했다. 이란이 최고지도자의 합의안 승인 사실을 대외에 공개적으로 천명한 것은 사상 최초다.

아라그치 장관은 이번 서면 합의가 협상의 마지막 미세 조정이 끝나는 대로 디지털 원격 방식을 통해 체결 및 공표될 것이라고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했다. 그는 이번 종전 MOU가 레바논 전선을 포함한 모든 지역적 분쟁의 종식을 목표로 삼고 있으며, 양국이 지난 1979년 이란 혁명 이후 47년 만에 처음으로 상호 주권과 통치권을 인정하는 역사적인 서면 가교를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종전 조건에 따라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영토에서 즉각 철수하고 모든 군사 공격을 중단해야 할 것이라며, 당사국들이 약속을 성실히 이행한다면 중동의 지속 가능한 평화 체제 구축을 위한 2단계 협상도 급물살을 탈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그러나 최종 서명을 앞두고 세계 경제의 동맥인 호르무즈 해협의 주권 문제를 둘러싸고는 미국과의 날 선 이견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아라그치 장관은 잠정 합의안에 해협 재개방 내용이 포함된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해협의 관리가 전쟁 이전의 상태로 되돌아가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호르무즈 해협의 독점적 주권이 이란과 오만에 있음을 명시한 그는 향후 해협을 통과하는 전 세계 모든 선박에 대해 ‘서비스 수수료’ 명목의 통행료를 강제 부과하겠다는 초강수 기조를 재확인했다. 전쟁 기간 해협을 봉쇄했던 이란이 통행료 징수를 공식화하자, 이를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미국의 기존 안보 원칙과 정면충돌하며 막판 통상 제재 해제 협상에 거센 파고가 일고 있다.

여기에 이란이 보유한 농축우라늄 등 핵 물질 처리 방식을 둘러싼 불협화음과 배후에 있는 이스라엘의 결사반대 움직임도 시한폭탄으로 작용하고 있다. 아라그치 장관은 미국이 강력히 요구해 온 농축우라늄의 국외 반출 방안을 단호히 거부하며, 오직 이란 영토 내에서의 자체 희석만을 유일한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또한 이번 잠정 합의안이 완벽히 이행되기 전까지는 다음 단계인 본 본격적인 핵 협상에 착수하지 않겠다는 배수진을 쳤다. 그는 나아가 시온주의자 정권(이스라엘)이 이번 극적인 합의 성사를 무력화하기 위해 온갖 구실을 찾으며 방해 공작을 일삼고 있다고 맹비난하는 동시에, 이번 전쟁을 통해 이란이 미국에 사실상 승리해 체급을 키웠다는 선전 선동식 주장을 덧붙였다.

이처럼 중동의 명운이 걸린 막판 협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 워싱턴 정가는 이른바 ‘트럼프 리스크’와 대외 기조의 혼선으로 인해 안보 통상 정책이 극심하게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백악관은 중동 분쟁 조기 종식이라는 거대한 외교적 치적을 서둘러 완성하려 하지만, 공화당 대선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수수료 갈취와 핵보유 용인 행위는 미국의 안보 주권을 적국에 헌납하는 굴욕 외교”라며 연일 맹공을 퍼붓고 있다. 미국 행정부가 국내 정치적 역풍과 이스라엘과의 동맹 균열을 의식해 명확한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사이, 이란이 최고지도자 승인 카드로 톱다운 압박에 나서면서 이번 종전 MOU가 중동 평화의 신호탄이 될지 혹은 또 다른 갈등의 뇌관이 될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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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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