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 시간대 개편…낮엔 싸지고 저녁엔 비싸진다 [천지인뉴스]
전기요금 시간대 개편…낮엔 싸지고 저녁엔 비싸진다 [천지인뉴스]
정범규 기자
전력요금 체계 개편…낮 시간 사용 유도 강화
전기차 충전요금 주말 할인 도입으로 체감 혜택 확대
에너지 위기 대응…재생에너지 활용 극대화 기대

정부가 전력 소비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한 요금 개편에 나섰다. 낮 시간 전력 사용을 유도하고 저녁 피크 시간 부담을 높이는 방식으로,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전력 수급 불균형을 완화하겠다는 전략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전력공사는 계절·시간대별 전기요금 개편안을 오는 16일부터 본격 시행한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개편은 지난 3월 공개된 정책의 후속 조치로, 산업용 전력과 전기차 충전 전력을 중심으로 우선 적용된다.
가장 큰 변화는 시간대별 요금 구간의 재조정이다. 기존 평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적용되던 최고요금 구간은 중간요금으로 낮아지고, 반대로 저녁 6시부터 9시까지의 중간요금 구간은 최고요금으로 상향된다. 이는 태양광 발전량이 많은 낮 시간대에는 전기를 적극 사용하도록 유도하고, 상대적으로 발전 비용이 높은 저녁 시간대 소비를 줄이기 위한 조치다.
특히 봄과 가을 주말 및 공휴일 낮 시간에는 파격적인 할인 정책이 적용된다. 전력 공급이 상대적으로 풍부한 이 시기에는 전력량 요금의 최대 50%가 할인돼 기업과 소비자 모두 비용 절감 효과를 체감할 수 있을 전망이다.
전기차 이용자들도 직접적인 혜택을 받는다. 공공 급속충전기의 경우 토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그리고 일요일과 공휴일에는 충전요금이 킬로와트시당 수십 원 수준으로 인하된다. 자가소비용 충전소 역시 동일하게 50% 할인 정책이 적용되면서 전기차 충전 비용 부담이 눈에 띄게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전력 소비의 ‘시간 이동’이다. 전체 전력 소비의 약 절반을 차지하는 산업용(을) 전력을 중심으로 낮 시간대 사용을 확대하고, 저녁 피크 시간대 수요를 줄여 전체 전력 시스템의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태양광 발전 비중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낮 시간 전력 활용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른 점이 반영됐다.
다만 산업계의 부담을 고려해 일부 기업에는 유예 조치도 마련됐다. 사전 신청을 통해 일정 기간 적용을 늦출 수 있도록 했으며, 해당 기업들은 오는 9월 말까지 준비 기간을 거쳐 10월부터 개편 요금을 적용받게 된다. 이는 생산 공정 조정 등 현실적인 대응 시간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적용 대상도 단계적으로 확대된다. 산업용(을)을 시작으로 일반용과 교육용 등 다른 전기요금 체계는 오는 6월부터 순차적으로 개편이 적용될 예정이다. 주택용 역시 향후 계절·시간대별 요금제 선택 폭을 넓히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이 추진된다.
정부는 이번 요금 개편이 단순한 가격 조정이 아니라 에너지 구조 전환의 출발점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낮에는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저녁에는 화석연료 의존을 줄이는 방향으로 전력 소비 패턴을 유도해 중동 지역 불안으로 촉발된 에너지 위기 대응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전력요금 체계 변화가 실제 소비 행태를 얼마나 바꿀 수 있을지, 그리고 산업계와 일반 소비자가 이를 얼마나 빠르게 수용할 수 있을지가 향후 정책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다만 분명한 점은 전기를 ‘언제 쓰느냐’가 ‘얼마나 쓰느냐’만큼 중요한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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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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