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전 합의 이틀 만의 배신과 이스라엘 공습, 이란 호르무즈 해협 전격 재봉쇄 선언 [천지인뉴스]
종전 합의 이틀 만의 배신과 이스라엘 공습, 이란 호르무즈 해협 전격 재봉쇄 선언 [천지인뉴스]

정범규 기자
미국과 이란 간의 종전 양해각서가 체결되며 찾아왔던 중동의 평화 기류가 단 이틀 만에 산산조각 나며 글로벌 경제와 안보에 메가톤급 충격을 던지고 있다.
이스라엘의 지속적인 레바논 공습과 미국의 묵인 행태에 분노한 이란군 수뇌부가 세계 최대의 해상 에너지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전격 폐쇄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신뢰를 저버린 보수 세력의 약속 불이행으로 인해 간신히 재개되었던 해상 통항이 가로막히면서, 국제 유가 폭등과 공급망 교란이라는 전 지구적 재앙이 재점화될 전망이다.
이란군을 통합 지휘하는 최고 군사 기구인 하탐 알안비야 중앙군사본부는 20일 현지시간 공식 성명을 전격 발표하고 글로벌 경제의 생명선과 다름없는 호르무즈 해협을 전면 재봉쇄한다고 전 세계에 선포했다. 이는 미·이란 간의 역사적인 종전 양해각서 발효에 따라 지난 18일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이 정상화된 지 불과 이틀 만에 내려진 극단적인 조치다. 하탐 알안비야는 성명서에서 전쟁 종식에 관한 핵심 조항인 MOU 제1조의 불이행 등 미국의 명백한 신의성실 원칙 위반과 약속 파기에 강력히 대응하기 위함이라고 봉쇄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나아가 레바논 남부 영토에서 이스라엘 정권이 끊임없이 정전 합의를 위반하고 군대 철수를 미이행함에 따라 해당 해협을 통항하는 모든 선박에 대해 폐쇄를 단행한다고 공표했다.
실제로 지난 17일 전격 서명되었던 종전 양해각서의 제1조는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 적대적인 군사 작전을 즉각적이고 영구적으로 중단하며, 레바논의 영토 보전과 주권을 철저히 보장하기로 약속한다는 핵심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 정권은 MOU가 발표된 이후에도 레바논 남부 민간인 지역에 대한 무차별적인 공습을 멈추지 않았으며, 심지어 19일 헤즈볼라와 공식 휴전하기로 합의한 직후인 20일 오전에도 헤즈볼라의 선제공격을 핑계 삼아 대규모 공습을 재감행하는 등 오만한 행태를 이어갔다. 국제 사회의 평화 열망을 정면으로 배반한 이스라엘의 연쇄 도발은 결국 이란을 자극해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라는 최악의 부메랑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백악관 지도부가 보여준 무능하고 기만적인 방조 행태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겉으로는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에 반대한다는 립서비스성 주장을 펼치고 있으나, 이란 정부는 미국이 중동 내 핵심 맹방인 이스라엘의 폭주를 사실상 묵인하거나 막후에서 사주하고 있다며 이번 합의 파기의 궁극적인 책임이 미국에 있음을 명확히 했다. 하탐 알안비야 중앙군사본부는 이번 해협 폐쇄 조치는 적들의 파렴치한 공약 불이행에 대한 첫 번째 단계의 단호한 대응일 뿐이라며, 만약 서방과 이스라엘의 침략 행위가 지속된다면 적들이 의무를 강제 이행하도록 만들기 위해 더욱 파괴적인 다음 단계의 군사적 조치들을 계획해 실행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정치권과 금융시장 안팎에서는 이번 호르무즈 해협의 재봉쇄로 인해 국제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선을 돌파하는 등 2차 인플레이션 쇼크가 세계 경제를 덮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간신히 안정을 찾아가던 글로벌 자산가치 보존 전략에도 비상이 걸렸으며, 특히 원유 수입 의존도가 절대적인 아시아 태평양 지역 국가들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평화를 가장한 미국 보수 정권의 기만전술과 이스라엘의 폭주가 중동을 다시 한 번 끝 모를 전쟁의 소용돌이 속으로 밀어 넣은 가운데, 의무 이행을 강제하겠다는 이란의 추가 군사 행동 예고로 인해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일촉즉발의 군사적 긴장감은 역대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는 해설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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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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