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의 북한 선수단 방한, 수원벌에서 피어나는 남북 평화의 해빙기 [천지인뉴스]
8년 만의 북한 선수단 방한, 수원벌에서 피어나는 남북 평화의 해빙기 [천지인뉴스]
정범규 기자

남북 간 소통 단절이 지속되던 가운데 북한 스포츠 선수단이 8년 만에 한국 땅을 밟게 되면서 꽉 막혔던 남북 관계에 스포츠를 통한 새로운 대화의 물꼬가 트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북한 여자 축구팀인 ‘내고향여자축구단’은 오는 17일 아시아축구연맹(AFC) 주최 챔피언스 리그 파이널 참가를 위해 방한하며 20일 수원FC위민과 준결승에서 남북 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이재명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방한을 한반도 평화의 마중물로 평가하며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한 반면, 국민의힘은 공식 논평 없이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어 향후 정국의 향방이 주목된다.
한반도를 둘러싼 차가운 긴장 국면 속에서 북한 스포츠 선수단이 8년 만에 남녘 땅을 방문한다는 소식은 얼어붙은 남북 관계에 따스한 봄바람을 예고하고 있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주최하는 ‘AFC 여자 챔피언스 리그 파이널 2026’에 참가하기 위해 오는 17일 방한하는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은 2018년 이후 끊겼던 체육 교류의 맥을 다시 잇는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매우 남다르다. 북한 선수단이 한국을 찾는 것은 지난 2018년 12월 국제탁구연맹 월드투어 그랜드파이널스대회 이후 처음이며, 특히 여자 축구팀의 방한은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이후 무려 12년 만에 성사된 역사적 사건이다. 이번에 방한하는 내고향여자축구단은 선수 27명과 스태프 12명 등 총 39명 규모로 구성되었으며, 오는 20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한국의 수원FC위민과 운명의 준결승전을 치르게 된다.
내고향여자축구단은 2012년 평양을 연고로 창단된 기업형 체육단으로, 최근 북한 내 전통의 강호인 4.25체육단을 제치고 신흥 강자로 우뚝 선 팀이다. 특히 선수단 상당수가 연령별 월드컵 우승 경험이 있는 정예 멤버들로 구성되어 있어 아시아 최고 수준의 전력을 자랑한다. 이미 조별 예선에서 수원FC위민을 상대로 3대 0 승리를 거둔 바 있는 이들은 이번 준결승에서도 만만치 않은 실력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북한팀이 한국팀을 꺾고 결승에 진출할 경우, 호주의 멜버른시티FC와 일본의 도쿄 베르디 벨레자 간 승자와 오는 23일 우승컵을 놓고 격돌하게 된다. 단순한 스포츠 경기를 넘어 남북 청년들이 그라운드 위에서 땀을 흘리며 마주하는 장면 그 자체가 단절된 민족의 유대감을 회복하는 강력한 상징이 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북한 선수단의 방한을 뜨겁게 환영하며 이를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새로운 전환점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전수미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높고 차가운 장벽도 그라운드 위를 구르는 뜨거운 축구공의 궤적을 막아설 수는 없다”며, 이번 만남이 남북의 굳게 닫힌 빗장을 푸는 감동의 시작점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재명 정부는 이번 대회가 성공적으로 치러질 수 있도록 남북 체육 교류의 불씨를 되살리는 데 모든 행정적·정치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은 정치적 득실을 따지기보다 90분의 경기가 남북 간 실질적인 해빙의 계기가 되도록 뒷받침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수원벌을 누빌 선수들의 발걸음이 평화의 골망을 흔들기를 염원하고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국민의힘은 북한 선수단의 방한 소식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어떠한 공식 논평도 내놓지 않은 채 침묵을 지키고 있다. 이를 두고 정계 일각에서는 보수 진영이 북한과의 교류에 대해 여전히 냉담하거나 신중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진보 진영의 시각에서 볼 때, 스포츠를 통한 비정치적 교류마저 외면하거나 과도하게 경계하는 야당의 태도는 자칫 한반도 평화 정착의 기회를 발로 차버리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과거 보수 정권 하에서 남북 관계가 극단적인 대결 국면으로 치달았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방한을 대화 재개의 신호탄으로 삼으려는 정부의 노력을 폄훼하기보다는 대승적인 차원에서 민족 화합의 길에 동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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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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