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인뉴스] 한미, 3천500억 달러 대미 투자 합의…현금 2천억 달러·연 200억 달러 한도 설정

[천지인뉴스] 한미, 3천500억 달러 대미 투자 합의…현금 2천억 달러·연 200억 달러 한도 설정
정범규 기자

한미 양국이 총 3천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방안을 공식 합의했다.
현금 2천억 달러는 연 200억 달러 한도로 분할 투자해 외환시장 안정도 확보했다.
조선업 협력 ‘마스가 프로젝트’ 포함…자동차 관세 인하와 산업 협력도 확대된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정상회담의 후속 조치로, 한미 양국이 총 3천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방안을 공식 합의했다. 이 중 2천억 달러는 현금 투자로, 연간 한도를 200억 달러로 제한하기로 결정됐다. 이번 합의는 외환시장 안정과 산업 협력의 균형을 동시에 고려한 실용적 조정으로 평가된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29일 브리핑에서 “대미 금융투자 3천500억 달러는 현금 투자 2천억 달러와 조선업 협력 1천500억 달러로 구성된다”며 “일본이 미국과 합의한 5천500억 달러 규모의 금융 패키지와 유사한 구조지만, 우리는 연간 투자 상한을 200억 달러로 제한해 외환시장에 부담을 최소화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연간 200억 달러 한도 내에서 사업 진척도에 따라 단계적으로 투자해, 국내 외환시장 변동성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대규모 투자에도 불구하고 시장 안정성을 우선시해 “투자 시기와 금액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는 별도 근거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합의의 핵심 중 하나인 ‘마스가 프로젝트’는 조선업 중심의 1천500억 달러 규모 협력 사업으로, 한국 기업이 주도하며 일부 보증 형태의 투자도 포함한다. 정부는 이를 통해 한국 조선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동아시아 해양산업 공급망 내 협력 체계를 확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이번 투자 협상에 따라 미국이 한국산 자동차에 부과하던 25% 관세는 15%로 인하된다. 지난 7월 합의된 상호관세 조정의 연장선상에서 의약품·목재류는 최혜국 대우를, 항공기 부품·복제약·미국 내 미생산 천연자원 등은 무관세 혜택을 받게 된다. 특히 반도체 부문에서는 대만 등 경쟁국 대비 불리하지 않은 수준의 관세가 적용될 것으로 알려졌으며, 쌀·쇠고기 등 농산물 추가 개방은 이번 협상에서 제외됐다.

김 실장은 “투자 약정은 2029년 1월까지지만 실제 조달은 장기간에 걸쳐 진행될 것이며, 시장 매입이 아닌 구조적 조달 방식을 활용해 외환시장 충격을 완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투자 프로젝트는 상업적 합리성이 보장된 사업에 한정되며, 원리금 보전과 수익 구조를 명시한 양해각서(MOU)를 통해 리스크를 최소화했다”고 밝혔다.

원리금 회수와 관련해서는 “양국이 수익을 5대 5로 배분하되, 20년 내에 원리금이 완전 상환되지 않을 경우 수익 배분 비율을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며 “국가 간 신뢰를 기반으로 실질적인 투자 효율성을 높이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번 합의는 대규모 투자와 산업 협력, 그리고 외환시장 안정을 동시에 고려한 실용외교의 대표적 성과로 평가된다. 정부는 향후 반도체, AI, 조선, 친환경 에너지 분야를 중심으로 미국 내 투자 확대와 국내 산업 경쟁력 제고를 병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