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충돌 격화, 휴전 종료 앞두고 군사 긴장 고조…협상 흔들리나 [천지인뉴스]
미·이란 충돌 격화, 휴전 종료 앞두고 군사 긴장 고조…협상 흔들리나 [천지인뉴스]
정범규 기자

미 해군, 이란 화물선 무력 저지…해상봉쇄 첫 공개 충돌
트럼프 “시설 타격” 경고…협상 압박 전략 강화
이란 “드론 보복 타격” 주장…협상 불참 가능성 부각
미국과 이란 간 휴전 종료를 불과 이틀 앞둔 시점에서 양측이 군사적 긴장을 급격히 끌어올리며 관계가 다시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협상과 압박을 병행하는 미국의 전략이 오히려 협상 판 자체를 흔드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자신의 SNS를 통해 이란 화물선이 해상봉쇄를 돌파하려다 실패했다고 주장하며, 미군이 해당 선박의 기관실을 타격해 정지시켰다고 밝혔다. 그는 이 선박이 과거 불법 활동으로 제재 대상이었다고 강조하며 이번 조치가 법적 집행이라는 점을 부각했다.
미 중부사령부 역시 같은 날 오만만 인근에서 이란 화물선 ‘투스카’호를 차단해 억류 중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해당 선박은 반다르아바스로 향하던 중이었으며, 미 해군 구축함 USS 스프루언스가 반복된 경고에도 응하지 않자 강제 정지 조치를 취했다는 설명이다.
실제 미군은 선원들이 6시간 이상 경고를 무시하자 5인치 함포를 발사해 추진력을 무력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일대 해상봉쇄 이후 무력을 동원해 선박을 저지한 사실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단순 단속을 넘어선 고강도 압박 신호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아가 “이란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발전소와 교량을 무너뜨릴 것”이라며 군사적 대응 가능성을 노골적으로 언급했다. 협상과 동시에 군사적 위협을 병행하는 ‘벼랑 끝 전술’이 다시 가동된 셈이다.
이에 대해 이란은 즉각 반발했다. 현지 매체들은 해상봉쇄가 지속되는 한 협상은 없다는 입장을 전하며, 예정된 2차 협상 참여 여부조차 불투명하다고 보도했다. 국영 IRNA는 현재 상황에서 실질적 협상 전망이 불투명하다며 미국의 요구를 비현실적이고 모순적이라고 비판했다.
양측의 입장 차이는 핵심 의제에서 분명히 드러난다. 미국은 해협 재개방과 장기간 우라늄 농축 동결, 핵물질 폐기를 요구하는 반면, 이란은 제재 전면 해제와 해상봉쇄 철회, 핵 활동 제한 완화를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협상 테이블이 마련되더라도 합의에 이르기까지 상당한 난항이 예상되는 구조다.
이 과정에서 상호 불신 역시 심화되고 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파키스탄 총리와의 통화에서 미국이 외교를 배신하려 한다며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이란 내부에서는 미국의 의도가 협상 타결이 아닌 전쟁 재개의 명분 축적이라는 의심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전선 확대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재개한 가운데 걸프 지역 석유 인프라와 바브엘만데브 해협까지 긴장이 확산될 경우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에 직접적인 충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예멘 후티 반군 등 친이란 세력의 개입 가능성 역시 주요 변수로 지목된다.
여기에 더해 이란 반관영 매체는 이란군이 미국 군함에 드론을 활용한 보복 타격을 가했다고 보도하며 긴장을 한층 끌어올렸다. 사실 여부를 둘러싼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군사적 충돌이 국지적 교전을 넘어 확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제사회는 20일(현지시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2차 협상에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이란의 참석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회담 성사 자체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태다.
일각에서는 휴전 연장 가능성도 거론된다. 튀르키예 등 중재국들은 추가 충돌을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협상 지속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미국 역시 모든 선택지가 열려 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향후 대응 수위에 관심이 집중된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기관실 타격’ 발언으로 상징되는 무력 조치가 협상과 확전을 동시에 자극하는 양날의 칼이 되고 있다고 평가한다. 결국 향후 이틀 동안의 선택이 협상 지속과 전면 충돌이라는 갈림길을 가를 핵심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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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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