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일방적 협상 취소와 이란 내분설, 벼랑 끝 전술에 가려진 외교적 무능 [천지인뉴스]
트럼프의 일방적 협상 취소와 이란 내분설, 벼랑 끝 전술에 가려진 외교적 무능 [천지인뉴스]
정범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종전 협상을 위해 파키스탄으로 향하려던 협상단의 일정을 전격 취소하며 대외적 압박 수위를 높였다.
-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지도부의 내분과 실권자 부재를 취소 사유로 들며 모든 카드가 미국에 있음을 과시했으나, 정작 실질적인 평화 구축을 위한 외교적 노력은 실종되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 1차 협상 결렬 이후 공전만 거듭하는 중동 정세 속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일방주의적 태도가 합의를 장기전으로 몰아넣으며 국제 사회의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현지 시간 25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미국과 이란의 대면 협상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돌연한 일정 취소 선언으로 다시 한번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파키스탄으로 향하려던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와 재러드 쿠슈너 등 대표단의 방문을 방금 취소했다고 밝히며, 그 이유로 이란 지도부 내부의 극심한 혼란과 실권자 파악의 불가능성을 꼽았다. 이는 상대국인 이란의 체면을 깎아내리는 동시에 미국이 압도적인 우위에서 판을 흔들고 있다는 점을 부각하려는 전형적인 트럼프식 압박 전술로 풀이되지만, 동시에 제1강대국인 미국이 평화 협상을 단순한 기 싸움의 도구로 전락시키고 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카드는 우리가 쥐고 있으며 이란은 아무런 카드도 없다고 장담하며, 대화를 원한다면 전화만 하라는 고압적인 태도를 유지했다. 하지만 이러한 태도는 외교적 해결보다는 군사적, 경제적 압박을 통한 굴복을 종용하는 것으로, 자칫 중동 지역의 긴장을 더욱 극단으로 몰고 갈 우려가 크다. 실제로 전날 백악관은 이란 측의 요청으로 대면 협상이 성사되었다고 발표했으나, 이란 국영 방송은 아바스 아라그치 외교부 장관의 파키스탄 방문 소식을 전하며 미국과의 만남은 예정되어 있지 않다고 전면 부인하는 등 양국 간의 기본적인 소통조차 불협화음을 내고 있는 형국이다. 아라그치 장관은 파키스탄 수뇌부만을 만나 이란의 입장을 전달한 뒤 곧바로 출국해 미국의 일방적인 주장에 선을 그었다.
폭스뉴스와의 통화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성과 없는 대화를 위해 18시간의 비행을 감수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하며 이번 일정 취소가 정당했음을 강변했다. 특히 자신이 협상을 취소하자마자 10분 만에 훨씬 더 나은 새 문서를 받았다는 확인되지 않은 주장을 펼치며 자신의 결단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즉흥적이고 독단적인 의사결정 구조는 국제 관계의 예측 가능성을 현저히 떨어뜨린다. 민주당을 비롯한 비판론자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구체적인 종전 로드맵이나 진정성 있는 제안 없이 단순히 상대의 내분만을 부각하며 시간을 끄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이미 지난 11일과 12일 열린 1차 협상이 아무런 결실 없이 결렬된 데 이어, 이번 2차 협상 시도마저 무산되면서 중동의 평화는 더욱 멀어지는 양상이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협상 무산이 전쟁 재개를 의미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아직 생각해보지 않았다는 모호한 답변을 내놓으며 군사적 긴장감을 해소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필요한 상대면 누구와도 협상하겠다는 발언 역시 실제로는 자신의 입맛에 맞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상대국을 벼랑 끝으로 몰아세우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이란 내부의 권력 지형을 내분과 혼란으로 규정하며 외교 파트너로서의 존재를 부정하는 방식은 합리적인 합의를 이끌어내기보다는 상대의 극단적인 반발을 초래할 위험이 크다. 현재 이란과의 갈등은 단순히 두 나라의 문제를 넘어 전 세계 에너지 공급망과 안보 지형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행정부는 오직 미국 중심의 이익과 대통령 개인의 정치적 성과에만 매몰되어 있는 모습이다.
결과적으로 이번 협상단의 일정 취소 사태는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가 국익을 위한 정교한 설계보다는 소셜미디어와 언론플레이를 통한 쇼맨십에 치중되어 있음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이란 지도부의 혼란을 핑계 삼아 모든 책임을 상대에게 전가하는 비겁한 외교 전략은 결국 부메랑이 되어 미국의 신뢰도를 떨어뜨릴 것이다. 진정한 평화는 상대를 무시하고 굴복시키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실체를 인정하는 대화에서 시작된다.
진실과 공정한 천지인 뉴스, 정확한 팩트
정범규 기자
뉴스 제보: chonjiinnews@gmail.com
저작권자 © 천지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는 자료 수집과 정리 과정에서 인공지능(AI) 기술이 참고 수준으로 활용됐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