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인뉴스 사설]누가 그들에게 대한민국 정치의 마이크를 맡겼는가
[천지인뉴스 사설]
누가 그들에게 대한민국 정치의 마이크를 맡겼는가

대한민국 정치 뉴스와 시사 프로그램을 보다 보면 낯익은 얼굴들이 끊임없이 등장한다. 아침 라디오에서 만난 정치평론가가 점심 종합편성채널에 출연하고, 저녁에는 지상파 뉴스 프로그램과 유튜브 방송까지 넘나드는 모습은 이제 낯선 풍경이 아니다. 일부 정치평론가들은 하루 수차례, 많게는 십여 차례에 가까운 방송 출연을 이어가며 사실상 대한민국 정치 담론의 주요 공급자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국민들은 한 가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질 필요가 있다. 도대체 누가 그들에게 대한민국 정치를 평가하고 해석할 권위를 부여했는가.
물론 정치평론가라는 직업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다양한 의견과 해석은 필요하다. 문제는 오늘날 정치평론이 객관적 분석보다 정치적 입장 표명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특정 정당과 정치인에게는 관대하고, 반대 진영에는 유독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모습이 반복되면서 국민들은 과연 이것이 평론인지 정치활동인지 의문을 갖게 된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현상이 일부 방송사와 결합하면서 더욱 확대된다는 점이다. 방송법이 요구하는 공정성과 균형성은 갈수록 형식적인 구호가 되고 있다. 시청자들은 다양한 관점과 전문가의 의견을 듣고 싶어 하지만 실제 방송에서는 특정 패널들이 거의 독점적으로 등장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정치 현안이 발생할 때마다 같은 인물들이 여러 방송사를 돌며 비슷한 주장을 반복하는 현실은 건강한 공론장이라 보기 어렵다.
특히 종합편성채널은 출범 당시부터 정치적 편향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종편은 대한민국 방송 시장의 다양성을 확대한다는 명분 아래 등장했지만, 실제로는 특정 정치 성향과 이념적 색채가 지나치게 반영된다는 비판을 오랫동안 받아왔다. 물론 모든 종편이 동일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국민들이 느끼는 불신의 근원 역시 이러한 편향성 논란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정치평론가와 정치권의 경계가 모호한 현실도 문제다. 방송 패널로 활동하던 인사가 어느 날 특정 정당의 대변인이 되고, 총선 후보가 되며, 선거 캠프에 합류하는 사례는 이미 낯설지 않다. 반대로 정치권 인사가 방송 패널로 복귀해 다시 정치 활동을 이어가는 일도 반복된다. 이런 구조 속에서 국민들은 방송에서 이뤄지는 정치평론을 순수한 분석으로 받아들이기 어렵게 된다.
개인 유튜브 채널은 다르다. 개인은 자신의 정치적 신념과 가치관을 자유롭게 표현할 권리가 있다. 그것이 언론의 자유이고 표현의 자유다. 그러나 공중파 방송과 공공 전파를 사용하는 매체는 다르다. 국민의 전파를 사용하는 방송은 특정 진영의 확성기가 아니라 국민 전체의 공론장이 되어야 한다. 정치적 성향을 가진 사람이 출연할 수는 있지만, 최소한 균형과 공정성이라는 원칙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대한민국 정치는 몇몇 정치평론가의 입을 통해서만 해석되어서는 안 된다. 더 많은 전문가와 학자, 시민사회 인사, 청년 세대, 지역 전문가들이 공론장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특정 인물들의 반복 출연이 아니라 다양한 시각이 경쟁하는 구조가 민주주의를 더욱 건강하게 만든다.
이제는 정치평론가 개인을 넘어 방송사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왜 늘 같은 사람들만 부르는가. 왜 다양한 목소리는 배제되는가. 왜 정치평론과 정치활동의 경계는 점점 사라지고 있는가.
대한민국 정치의 미래는 몇몇 방송 패널의 입이 아니라 국민 전체의 목소리 속에서 만들어져야 한다.
진실과 공정한 천지인 뉴스, 정확한 팩트
정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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