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개표소 봉쇄 시위와 장비 반출 차단으로 인한 국가대표 선수단의 피해 실태 및 경찰 수사 착수 [천지인뉴스]

개표소 봉쇄 시위와 장비 반출 차단으로 인한 국가대표 선수단의 피해 실태 및 경찰 수사 착수 [천지인뉴스]

정범규 기자

잠실 개표소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출입을 홀로 가로막으며 체육 단체의 진입을 저지한 여성에 대해 경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이번 봉쇄 사태로 인해 당장 국제 대회에 출전해야 하는 펜싱 국가대표 선수들이 개인 장비를 반출하지 못해 다른 선수의 장비를 빌려 출국하는 유례없는 피해가 발생했다.

경찰은 업무방해 등 혐의 적용을 검토하며 엄정 대처 방침을 밝힌 가운데, 개인의 독단적인 행동이 국가를 대표하는 선수들의 경기력과 국제 대회 준비에 심각한 차질을 빚게 했다는 지적이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촉발된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 현장에서 대한체육회 산하 단체들의 사무실 진입을 홀로 가로막은 여성 시위 참가자에 대해 경찰이 형사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출입구 앞에서 입주 체육 단체 관계자들의 진입을 완력으로 저지한 여성 A씨에 대해 사실관계 확인 및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당시 현장에서는 개표소 봉쇄 시위 참가자들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경기장 진입에 상호 합의하고 실제 입정을 시도했으나, A씨가 투표지 및 투표함에 대한 사법적 보전 절차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며 약 2시간 동안 출입문을 붙잡고 통행을 차단했다. 이로 인해 체육 단체들의 경기장 내부 진입 시도는 최종 무산되었으며, 경찰은 그간 제기된 체육 단체들의 심각한 피해 상황을 감안해 업무방해 혐의 등을 적용하여 엄단할 방침을 시사했다.

이번 사태로 인해 가장 치명적이고 직접적인 타격을 입은 대상은 국익을 위해 국제 무대로 나서야 하는 국가대표 선수단이다. 핸드볼경기장 내부의 행정 사무실과 장비 보관실이 전면 봉쇄되면서, 당장 1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아시아선수권대회가 열리는 인도 뉴델리로 출국해야 했던 펜싱 국가대표팀은 자신들의 개인 장비를 단 하나도 챙기지 못하는 전대미문의 사태를 겪었다. 오상욱, 박상원, 도경동, 송세라, 전하영 등 세계적 수준의 선수들은 본인이 수년 동안 손에 익히고 길들여온 펜싱 칼(블레이드)과 전용 재킷, 펜싱화 등을 건물 내부에 그대로 둔 채 공항으로 향해야 했다. 대표팀 원우영 코치는 필수적인 새 장비와 개인 장비들이 모두 경기장 내부 사무실에 묶여 출입이 완전 통제되는 바람에, 선수들이 출국 직전까지 지인 등 다른 선수들을 찾아다니며 장비를 급하게 빌려 조달하는 ‘각자도생’의 상황에 내몰렸다고 당시의 참담한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스포츠 과학과 현장 전문가들은 펜싱과 같이 미세한 감각과 장비의 맞춤형 상태가 승패를 가르는 종목에서 본인의 장비를 사용하지 못하는 것이 경기력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우려하고 있다. 더욱이 이번에 출전하는 아시아선수권대회는 올림픽,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과 더불어 세계 랭킹 포인트가 걸린 최고 권위의 그랜드슬램 대회로 분류되는 매우 중차대한 무대다. 시위대의 출입 통제 조치와 소수 참가자의 독단적인 출입문 봉쇄 행위로 인해 국가대표 선수들은 심리적 위축은 물론, 타인의 장비를 대여해 경기를 치러야 하는 기술적 불이익까지 떠안게 되었다. 대한체육회 역시 이번 투표용지 사태 규탄 시위의 장기화로 인해 건물 내 입주한 체육 단체들의 행정 기능이 완전 마비되었으며, 선수의 장비 반출 차단 등 공익을 해치는 행위가 한 개인의 가로막기 행동으로 인해 더욱 심화되었다고 심각성을 토로했다.

결과적으로 시위 현장 내부와 일부 강성 보수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해당 여성을 ‘올림픽공원 잔다르크’의 줄임말인 ‘올다르크’로 추앙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과 달리, 현실에서는 국가적 자산인 선수들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민폐를 끼쳤다는 비판 여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17일 오전 현재 A씨는 시위 현장에서 자취를 감추고 경찰의 신원 확인 및 수사 대상에 오른 상태이며, 이번 대회에서 선수들이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할 경우 그 책임론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사법 당국이 공공의 안전과 국가대표 선수단의 원활한 활동을 방해한 혐의에 대해 본격적인 법리 검토를 시작한 만큼, 정치적 의사를 표현하는 시위 행위라 할지라도 무고한 체육인들의 권익과 국익을 침해하는 방식의 불법 점거 및 업무방해는 엄중한 법적 처벌과 대중적 지탄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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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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