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평 천지인 영감/연재 소설

[연재] 신과 인간 사이 천신장군암 점사록 제29화. 안방의 온기, 인연으로 피어난 도량 (에피소드 완결)

[연재] 신과 인간 사이 천신장군암 점사록 제29화. 안방의 온기, 인연으로 피어난 도량 (에피소드 완결)

후우…… 하아…….

폭풍 같은 열정이 휩쓸고 간 안방에는 오직 두 사람의 깊은 숨소리만이 아스라이 울려 퍼졌다. 정환은 숨을 헐떡이며 유진을 자신의 넓은 가슴팍으로 꼭 끌어안았다. 땀방울과 서로의 타액으로 범벅이 된 살결이 맞닿아 있었지만, 더 이상 유진에게선 비명도, 구역질도 터져 나오지 않았다.

유진은 정환의 품에 뺨을 기댄 채, 눈물로 얼룩진 얼굴로 남편을 올려다보았다.

“여보…… 사실 정환 씨가 처음 내 몸에 닿았을 땐, 온몸에 소름이 돋고 축축한 뱀 비늘이 내 살을 감아오는 것 같아서 숨도 못 쉴 만큼 무서웠어. 당장이라도 도망치고 싶었어…….”

정환은 가슴이 저려와 유진의 어깨를 더 꽉 감싸 쥐었다. 유진은 그의 심장 소리를 들으며 나직하게 말을 이어갔다.

“그런데 참으면서 당신을 더 깊이 받아들인 어느 순간, 그 끔찍한 비린내가 거짓말처럼 싹 사라지더니 연애할 때 나던 당신 냄새가 훅 끼쳐오더라. 그러고는…… 나 정말 결혼하고 나서, 아니 내 평생 이런 기분은 처음이었어. 머릿속이 새하얘지면서 온몸이 터져나갈 것 같은 오르가슴이 밀려오는데…… 법사님 말이 정말 다 맞았어. 우리 병이 아니라, 영적인 덫에 걸려 있었던 거야.”

정환 역시 유진의 젖은 머리칼을 쓸어 넘기며 벅찬 목소리로 속삭였다.

“나도 그랬어, 유진아. 나도 내 안에 웅크리고 있던 짐승 같은 무언가가 왈칵 쏟아져 나가는 기분이었어. 평생 겪어보지 못한 격렬한 해방감이었어. 내가 그동안 널 몰라주고 상처 줘서 정말 미안해…….”

두 사람은 어둠 속에서 서로를 부서져라 껴안았다. 조상들의 살생 업보와 색귀의 유혹이라는 지독한 수렁을 건너, 마침내 서로의 진짜 사랑과 온기를 되찾은 부부의 눈물이 서로의 어깨를 따뜻하게 적셔갔다. 안방을 감돌던 서늘한 음기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예전의 다정하고 포근한 온기만이 부부의 침실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다음 날 한낮, 하동 천신장군암의 신당 문이 다시 열렸다.

새벽차를 타고 달려온 유진과 정환 부부가 김 법사 앞에 마주 앉았다. 혼자서 파리한 안색으로 찾아왔던 유진의 얼굴에는 몰라보게 화사한 생기가 돌고 있었고, 곁에 앉은 정환의 눈빛에서도 밖으로 겉돌던 사내의 탁한 기운은 찾아볼 수 없었다. 부부는 김 법사에게 지난밤 안방에서 치러진 기적 같은 비방의 경험과 영육의 결합을 흥분과 경외심이 가득한 목소리로 털어놓았다.

김 법사는 은은한 미소를 지으며 찻잔을 내려놓았다.

“보살님과 거사님이 목숨을 걸고 안방에서 버텨내시던 그 자시(子時)에, 이곳 신당에서도 양가의 조상님들을 청해 모시는 거대한 축원판이 열렸습니다. 친정의 맑은 불사 조상님네들과 시댁의 동물 부정 맺힌 영가들이 처음에는 등을 돌리고 서슬 퍼렇게 대치하셨지요. 하지만 자손들이 백년해로하고 대를 이어 나가야 하지 않겠냐는 이 법사의 설득과 신령님의 신력 앞에, 마침내 해묵은 원한의 사슬을 끊고 화해의 합환주를 나누어 마셨습니다. 그리고 자손들의 앞날을 환하게 축복하며 좋은 곳으로 물러가셨으니, 이제 두 분 안방에 영적인 결계는 완전히 사라진 겝니다.”

김 법사의 영험한 이야기에 부부는 전율을 느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정환과 유진은 신단 앞에 벼락 도끼를 들고 서 있는 주장신 탱화를 향해 정성스레 삼배를 올리며 목숨을 건져준 신령님께 진심 어린 감사의 인사를 올렸다.

절을 마치고 돌아선 정환이 지갑을 만지작거리며 조심스럽게 김 법사에게 물었다.

“법사님, 저희 부부의 가문을 살려주시고 명줄을 건져주셨는데…… 수고비를 얼마나 책정해 드리면 되겠습니까? 아내가 처음에 지불한 점사비 외에 보답을 크게 해드리고 싶습니다.”

그 질문에 김 법사는 특유의 허허허 하는 소탈한 웃음을 터뜨리며 손을 휘저었다.

“거사님, 내가 분명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천신장군암은 인간의 절박함을 장사 밑천으로 삼지 않습니다. 내 말대로 효험을 보아 부부가 다시 뜨겁게 사랑하게 되었으니 그것으로 내 소임은 다한 겝니다. 정 마음이 쓰이신다면, 그저 두 분 성의껏 신령님 앞에 올릴 알아서 하실 정도의 촛값과 어제 차린 제물비 정도만 성의로 올리고 가십시오. 그것이면 충분합니다.”

대가 없는 무속인의 진정한 자비와 영험함에 부부는 가슴 깊이 감동했다. 정환은 정성스레 준비한 봉투를 신단 위에 공손히 올렸다.

그날의 기적 같은 일은 부부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았다. 유진과 정환은 그날 이후 김 법사와 깊은 인연을 맺게 되었고, 살아가면서 마주하는 크고 작은 집안일이나 사업상의 대소사가 있을 때마다 가장 먼저 하동 산자락을 찾아와 김 법사와 상의하는 돈독한 신도가 되었다. 지독한 뱀의 저주가 벼락신장의 신력과 부부의 사랑을 통해, 가문을 지키는 든든한 영적 인연으로 피어난 순간이었다.

(뱀꿈과 동물 부정 편 – 완결) 글쓴이 계룡산 벼락신장법사

진실과 공정한 천지인 뉴스, 정확한 팩트

정범규 기자

뉴스 제보 : chonjiinnews@gmail.com

저작권자 © 천지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글은 자료 정리 과정에서 AI 기술이 참고 수준으로 활용됐을 수 있습니다.

상담전화 바로걸기 클릭 👇 ☎ 010-9393-6716

📞 전화 신점 상담
지금 눌러 바로 상담하기
오늘의 무료 사주풀이 바로가기
생년월일 입력 시 1분 자동 분석
▶ 지금 확인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