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지인뉴스] 네팔 대홍수 참사, 한국인 9명 연락 두절…정부 신속대응팀 급파
[천지인뉴스] 네팔 대홍수 참사, 한국인 9명 연락 두절…정부 신속대응팀 급파

정범규 기자
네팔·티베트 국경 대규모 돌발 홍수…네팔서 157명 시신 수습
수력발전소 건설 현장 한국인 9명 연락 두절…고립됐던 10명은 안전 확인
이재명 대통령 “가용한 모든 수단 동원”…정부 합동 신속대응팀 네팔 파견
네팔과 중국 티베트 접경지역을 강타한 대규모 돌발 홍수로 수백 명이 숨지거나 실종된 가운데 현지 수력발전소 건설 현장에서 일하던 한국인 9명도 연락이 두절돼 정부가 긴급 대응에 나섰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26일 오전 네팔 중북부 히말라야 산악지역에서 거대한 흙과 암석, 물이 한꺼번에 계곡을 덮치는 대규모 홍수가 발생했다.
네팔 경찰은 26일 밤까지 네팔 지역에서 157명의 시신을 수습했다고 밝혔다. 중국 관영매체는 티베트 자치구 지룽현에서도 3명이 숨지고 265명이 실종됐다고 전했다.
특히 네팔에서는 관광객을 포함해 400명 이상이 실종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실종자 가운데 외국인도 340명가량 포함된 것으로 전해지면서 여러 국가가 자국민의 소재 파악에 나섰다.
이번 재난은 한국에도 직접적인 피해를 남겼다.
외교부에 따르면 27일 오전 현재 연락이 두절된 한국인은 모두 9명이다. 두산에너빌리티 소속 6명과 한국남동발전 소속 3명으로, 이들은 피해가 집중된 네팔 라수와 지역의 수력발전소 건설 현장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당초 한국인 연락 두절자는 8명으로 파악됐지만 두산에너빌리티가 현지 채용한 한국인 직원 1명의 연락도 끊긴 사실이 추가로 확인되면서 9명으로 늘어났다.
별도로 현장에 고립됐던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 등 한국인 10명은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네팔인 등 외국인 직원 약 200명과 함께 안전한 지역으로 대피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인 피해가 확인되자 정부도 긴급 대응 체제에 들어갔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고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수색과 구조에 총력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외교부는 조현 장관 주재로 재외국민보호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경찰청과 국토교통부 등 관계기관도 회의에 참여했다.
정부는 임상우 외교부 재외국민보호·영사담당 정부대표를 팀장으로 외교부와 소방청, 경찰청 관계자들로 구성된 정부 합동 신속대응팀을 27일 네팔에 파견하기로 했다.
신속대응팀은 이날 오후 인천을 출발해 저녁께 네팔 카트만두에 도착할 예정이다. 정부는 네팔 당국과 협조해 연락이 끊긴 한국인 9명에 대한 수색·구조 작업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현지 구조 작업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홍수가 휩쓸고 지나간 지역에서는 주택과 차량뿐 아니라 도로와 교량, 발전시설 등이 흙과 암석에 파묻히거나 유실됐다. 일부 지역은 전력과 통신까지 끊긴 것으로 전해졌다.
산악지형이라는 특성까지 겹치면서 헬기 접근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피해가 큰 라수와 지역의 샤브루베시와 티무레 등에서는 불어난 강물과 지형 문제로 구조 헬기가 착륙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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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에서는 가족의 생사를 확인하지 못한 주민들이 군 구조기지 주변에 모여 실종자 명단을 확인하는 상황도 이어지고 있다.
이번 홍수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조사 중이다.
초기에는 인근에서 관측된 지진이 빙하 붕괴를 일으켰을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미국 지질조사국 분석 등을 거치면서 지진 자체가 원인이라기보다 빙하와 암석의 대규모 붕괴 과정에서 지진과 유사한 진동이 관측됐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네팔 국가재난위험경감관리청은 위성사진을 토대로 네팔·중국 국경에서 약 20㎞ 떨어진 지역에서 얼음과 암석이 무너져 내리면서 강을 따라 막대한 양의 토석과 물이 쏟아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만 재난의 직접적인 원인과 발생 과정은 추가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히말라야 지역의 빙하와 빙하호를 둘러싼 재난 위험은 이미 여러 차례 경고돼 왔다. 지난해에도 인접 지역에서 빙하호 범람에 따른 돌발 홍수가 발생해 인명피해가 났다.
이번 재난은 그 규모에서 이전과 차원이 다르다는 현지 반응도 나온다.
차승원 네팔 한인회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네팔에서 약 10년간 생활했지만 이번과 같은 규모의 홍수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네팔에 재외국민 등록을 한 한국인은 약 650명이며, 피해가 집중된 라수와 지역에는 등록된 교민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수력발전소 건설을 위해 파견된 한국인 근로자들이 현장에 체류하면서 이번 피해를 입었다.
현재 가장 시급한 문제는 연락이 끊긴 한국인 9명의 소재를 확인하는 일이다.
도로와 통신망이 끊기고 수백 명의 실종자가 발생한 대형 재난인 만큼 단순히 연락이 닿지 않는 상황인지, 직접적인 피해를 입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따라서 현 단계에서는 이들을 ‘사망’이나 ‘실종 확정’으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 정부가 공식적으로 확인한 상태는 ‘연락 두절’이다.
정부 합동 신속대응팀이 현지에 도착하면 네팔 정부와 구조당국, 주네팔한국대사관을 중심으로 수색 작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수백 명의 생사가 아직 확인되지 않은 가운데 네팔의 밤은 긴 구조의 시간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에서도 아홉 명의 가족들이 무사 귀환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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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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