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멸칭 난무하는 전당대회와 극심한 내홍, 우원식 전 국회의장 불출마 선언 [천지인뉴스]
멸칭 난무하는 전당대회와 극심한 내홍, 우원식 전 국회의장 불출마 선언 [천지인뉴스]

정범규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전직 수장인 우원식 전 국회의장이 다가오는 8·17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명확히 하고, 당내 분열과 반목에 대해 통렬한 경고의 메시지를 던졌다.
우 전 의장은 상대를 조롱하고 흠집을 잡으며 멸칭을 남발하는 현 전당대회 양상을 정면으로 비판하며, 당청 간의 밀월 분위기 이면에 숨겨진 계파 갈등의 민낯을 가감 없이 폭로했다.
지방선거 참패라는 유권자들의 엄중한 경고를 망각한 채 당권 투쟁에만 혈안이 된 주류 세력과 지도부를 향해 뼈아픈 성찰과 쇄신을 촉구하는 목소리로 풀이된다.
우원식 전 국회의장은 21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누구를 위한 민주당이며 무엇을 위한 전당대회인가라는 고통스러운 반문과 함께 당내 불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우 전 의장은 평민당 시절부터 평생을 민주당의 당인으로 살아온 역사관을 짚으며, 김대중 대통령이 시작한 중산층과 서민의 정당이자 노무현 대통령의 꿈이 담긴 전국정당으로서의 정체성이 완전히 붕괴했다고 질타했다. 특히 내부의 상대를 공격하기 위해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추악한 멸칭들이 동원되는 작금의 현실에 대해 정치인으로서 민망하고 부끄럽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렇게 서로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내고 쪼개진 채로 전당대회를 치르고 나면 당에 무엇이 남겠느냐는 그의 지적은 현재 굳건해 보이는 여당 지도부 내부의 균열을 고스란히 보여준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어 우 전 의장은 민생은 하루도 쉬지 않고 돌아가는데 민주당의 시계만이 멈춰 서 있다며 당 지도부의 무능과 나태함을 매섭게 몰아붙였다. 지난 6·3 지방선거에서 국민에게 철퇴를 맞은 경고의 뜻을 제대로 새기지 못한다면 민주당의 미래는 완전히 소멸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특히 당권 경쟁에 뛰어든 주류 및 비주류 후보들을 향해 용기와 정직함을 바탕으로 민주당이 직면한 처참한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라고 일침을 가했다. 최초의 정권교체부터 네 차례의 민주정부 수립에 이르기까지 당이 이룩한 모든 성취는 국민이 만들어 준 자산이며, 작은 차이를 넘어 하나로 뭉쳤을 때만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승리할 수 있었다는 역사적 교훈을 재차 환기했다.
특히 그는 민주, 개혁, 진보진영의 연대체인 민주연합의 힘으로 비상계엄 해제와 탄핵, 정권교체를 이루어 낸 지 불과 1년밖에 지나지 않았다는 점을 상기시켰습니다. 민주정부의 길을 더 넓고 단단하게 확장해도 모자랄 엄중한 시기에, 지난 지방선거 당시 평택 등 전국 각지에서 발생한 공천 분열과 내부 갈등이 당을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혼돈 속으로 밀어 넣었다고 날을 세웠다. 평생을 현장에서 사회적 약자인 ‘을’들과 함께 걸어온 사람으로서 당이 서로를 향해 칼을 겨누고 쪼그라드는 모습을 차마 더는 지켜보기 힘들어 불출마라는 극약처방을 내렸다는 전언이다. 자산가치 보존처럼 소중히 지켜왔던 당의 도덕적 정당성이 당권 계산 탓에 무너지는 것에 대한 깊은 우려가 배어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우 전 의장의 이번 폭탄 선언이 전당대회 레이스를 독주하고 있는 친명계 주류 세력과 정청래 대표 체제를 향한 거대한 정치적 부메랑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겉으로는 대통령의 순방 성과를 격찬하며 단일대오를 과시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주도권 다툼과 멸칭 공방이 위험 수위를 넘어섰다는 사실이 원로 정치인의 입을 통해 증명됐기 때문이다. 우 전 의장의 불출마가 당내 숨죽이고 있던 비판 세력의 연쇄적인 반발을 촉발하는 도화선이 될지 귀추가 주목되는 가운데, 당의 중심성을 복원하고 상처와 분열을 넘어서지 못한다면 민주당은 유권자들에게 철저히 외면받는 구태 정당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분석이 강력한 설득력을 얻고 있다.
<민주당 전당대회관련 우원식 의원 입장문>
누구를 위한 민주당인가,
무엇을 위한 전당대회인가.
저는 이번 전당대회에 나갈 생각이 없습니다.
1.
평민당부터 시작해서 평생 민주당원이었던 사람으로 묻고 또 묻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이 시작한 중산층과 서민의 정당,
지금의 민주당이 그 민주당인가?
다시 또 묻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꿈이 담긴 전국정당,
지금의 민주당이 그 민주당인가?
1987년, 정권교체에는 실패했지만
반드시 새로운 세상을 만들겠다는 의로운 꿈을
지킬 수 있게 품어준 그 민주당,
그렇게 함께 그리는 미래가 있어 청년 우원식의 가슴을 뛰게 했던 그 민주당이 지금의 민주당인가?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정말 아닙니다.
이렇게 서로에게 상처를 내고, 상대를 조롱하고, 흠집을 잡고,
분열을 키우면서 전당대회를 치르고 나면,
그다음에 우리 당에는 무엇이 남는 것입니까?
국민께는, 나라에는 어떤 변화가 생기는 것입니까?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멸칭들이
내부의 상대를 공격하기 위해 동원되고 있습니다.
민망하고 부끄럽습니다.
2.
반드시 성공시켜야 할 우리의 민주정부를 위해
힘을 모아도 부족한 때입니다.
그런데 민주당 본연의 역할이 보이지 않습니다.
민생은 하루도 쉬지 않는데,
민주당의 시계는 움직이질 않습니다.
오늘 하루가 수십 년 후의 미래를 결정하는 시대,
민주당의 하루가 향하는 곳이 미래가 맞다고 말할수 있는지?
국민 누구나 일한 만큼 대가를 받고
억울한 꼴 당하지 않도록 세상을 바꾸겠다는 의지,
우리에게 그 뜻이 분명하니 민주당과 함께하자고,
지금 이대로의 모습으로도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것인지 묻고 또 묻습니다.
3.
지난 지방선거에서 국민께 받은 경고,
그 뜻을 제대로 새기지 못하면 미래는 없습니다.
누구도 자유롭지 않습니다. 모두가 성찰해야 합니다.
특히 전당대회에 나서려는 분들은 최대한 용기 있고, 정직하게
우리 민주당이 직면한 현실을 있는 그대로 봐줄 것을 요청합니다.
지금 국민이 우리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4.
민주당은 국민에게 빚지고 있습니다.
지난 세월 민주당이 이룬 모든 성취는 국민이 해주신 것입니다.
최초의 정권교체로 시작된 네 차례의 민주정부 수립,
그리고 그 역사를 가능하게 했던 광장의 빛과 함성,
국민이 없었다면, 국민이 함께하지 않았다면,
집권여당 민주당은 없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우리의 역사가 증명합니다.
민주당은 작은 차이를 넘어 하나로 뭉쳤을 때
국민의 압도적 지지를 받아 가장 크게 이겼습니다.
반대로 내부에서 갈라지고 서로를 향해 칼을 겨누었을 때,
민주당은 어김없이 쪼그라들고 패배했습니다.
민주개혁세력의 승리 또한 마찬가지였습니다.
민주당만의 승리가 아닌 민주개혁진형의 승리를 위한
연동형 선거제를 선택했던 지난 총선에서 우리는 확인한 바 있습니다.
연동제로 모여진 민주연합의 힘은 민주, 개혁, 진보진영의 최대의석을 만들었고, 비상계엄해제, 탄핵과 정권교체를 이루어 냈습니다.
그러나 지난 정권 그 고통을 겪고 단 1년, 민주정부의 길을 더 확장해도 모자랄 판에 지방선거때 평택에서 분열하고, 내부도 앞을 내다보기 어려워질 정도로 갈등이 심합니다.
작은 차이를 넘어서고 공동의 목표를 넓히는 길이 승리의 길입니다.
국민의 지지를 받는 길이고, 민주개혁세력의 중심성을 확대하는 길입니다.
민주당을 민주당답게 만드는 길입니다.
5.
그래서 호소합니다.
평생을 민주당의 당인으로,
현장에서 을과 함께 걸어온 사람으로서
당의 분열과 반목을 차마 더는 지켜보기가 힘들어서 드리는 당부입니다.
민주당이 누구를 위한 정당인지,
이 전당대회가 무엇을 위한 전당대회인지부터 분명히 합시다.
그래야 당권경쟁도 의미가 있습니다.
더 이상 민주당과 국민의 거리를 넓혀서는 안 됩니다.
상처와 분열이 아닌, 더 크고 하나 된 민주당으로 나아갑시다.
그리하여 우리 민주당이 국민의 곁에 제대로 섭시다.
중산층과 서민, 압도적 다수 국민의 삶을 지키는 정당이 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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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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