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 담합에 칼 빼든 정부…과징금 최대 100% 가중·입찰 제한 강화 [천지인뉴스]
반복 담합에 칼 빼든 정부…과징금 최대 100% 가중·입찰 제한 강화 [천지인뉴스]
정범규 기자
반복 담합 사업자 제재 대폭 강화
자진신고 감면 축소로 유인 차단
입찰 제한·내부통제 의무화 병행

정부가 반복적으로 담합을 저지르는 사업자에 대해 제재 수위를 대폭 끌어올리며 시장 질서 바로잡기에 나섰다. 과징금 가중, 자진신고 감면 축소, 입찰참가 제한 확대 등 전방위적 규제 강화가 동시에 추진되면서 기업의 불공정 행위에 대한 경고 메시지가 한층 분명해졌다는 평가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TF 7차 회의’를 통해 ‘반복담합 근절방안’을 발표했다.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공급망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민생 물가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가격을 인위적으로 왜곡하는 담합 행위를 강하게 차단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조치다.
공정위는 설탕과 인쇄용지 등 주요 품목에서 담합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기존 제재 체계만으로는 재발을 억제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제도 전반을 손질해 실질적인 억지력을 확보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실제로 최근 인쇄용지 가격을 약 4년간 담합한 제지업체 6곳에 대해 총 3383억 원의 과징금과 함께 가격 재결정 명령, 검찰 고발이 이뤄지며 강도 높은 조치가 현실화됐다.
핵심은 과징금 제도의 강화다. 앞으로는 10년 내 단 한 차례라도 담합이 반복될 경우 과징금을 최대 100%까지 가중 부과하는 방안이 적용된다. 이는 반복 위반에 대해 사실상 ‘배가 처벌’에 가까운 수준으로, 기업의 재범 유인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자진신고 감면 제도 역시 대폭 손질된다. 기존에는 5년 이내 재발 시 감면 혜택을 박탈했지만, 앞으로는 5년을 넘어 10년 이내 재발하는 경우에도 감경 폭을 절반 수준으로 줄이는 법 개정이 추진된다. 담합 적발 시 ‘면책’을 기대하며 참여하는 구조 자체를 약화시키겠다는 취지다.
사전·사후 관리 체계도 강화된다. 기업 내부에 담합 방지를 위한 감시 시스템 구축을 의무화하고, 일정 기간 가격 변동 현황을 공정위에 보고하도록 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이는 단순 처벌을 넘어 재발을 구조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장치로 해석된다. 더 나아가 담합을 주도한 임원에 대해 해임이나 직무정지 명령을 내리는 방안도 검토되며 개인 책임까지 확대되는 흐름이다.
피해 구제 측면에서도 변화가 예고된다. 단체소송 제도를 손해배상까지 확대하고, 법원이 요청할 경우 공정위가 관련 자료를 제출하도록 해 피해 입증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개선된다. 이는 담합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보다 실질적으로 회복시키기 위한 조치다.
시장 진입 제한 역시 강화된다. 반복 담합 사업자에 대해서는 등록·허가 취소나 영업정지 제도 도입이 검토되며, 공공 입찰에서는 가격담합뿐 아니라 비입찰 담합까지 입찰참가 제한 대상에 포함된다. 특히 반복 위반 시 입찰참가 제한을 의무적으로 요청하고, 제한 기간도 최대 6개월씩 늘리는 방안이 추진된다.
정부는 담합으로 왜곡된 가격이 정상화될 때까지 지속적인 감시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주병기 위원장은 반복 담합 사업자의 시장 참여를 실질적으로 제한할 수 있도록 관계 부처와 협력해 법·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동시에 공급망 불안정 상황을 악용한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해서도 강력한 대응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번 대책은 단순한 규제 강화 차원을 넘어, 공정한 경쟁 질서를 회복하고 물가 안정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구조적 개입으로 평가된다. 반복되는 담합 관행에 제동이 걸릴 수 있을지, 그리고 기업들의 내부 통제 체계가 실제로 작동할 수 있을지가 향후 정책 효과를 가늠할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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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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