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유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무너진 선거 행정, 선관위 수뇌부 무더기 수사의뢰 권고 [천지인뉴스]
초유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무너진 선거 행정, 선관위 수뇌부 무더기 수사의뢰 권고 [천지인뉴스]

출처 : 민주신문(http://www.iminju.net)
정범규 기자
헌정 사상 유례없는 투표 중단과 국민 참정권 침해를 야기했던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책임 규명이 마침내 사법당국의 칼날 앞에 마주하게 됐다.
선거 관리 시스템의 총체적 붕괴와 지휘 체계 마비를 규명해 온 진상규명위원회가 최고 지도부를 포함한 수뇌부에 무더기 수사의뢰 조치를 단행하면서 선관위를 향한 국민적 공분은 정점으로 치닫는 형국이다.
조직의 안위만을 돌보며 방만하게 운영되어 온 선거 행정에 대한 철저한 단죄와 함께, 감사원 직무감찰 수용을 포함한 해체 수준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지배적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투표용지 부족사태 진상규명위원회’의 조현욱 위원장은 19일 오전 과천청사에서 최종 조사 결과 브리핑을 단행하고, 선거 시스템 부실에 대한 책임을 물어 노태악 전 중앙선관위원장과 허철훈 전 사무총장 등 핵심 수뇌부 12명에 대한 수사의뢰를 전격 권고했다. 수사의뢰 대상에는 노 전 위원장과 허 전 총장을 비롯해 위철환 상임위원, 강동완 사무차장, 윤재수 전 선거정책실장 등 중앙선관위 전·현직 고위층이 대거 포함되었다. 아울러 행정 현장에서 심각한 관리 부실을 노출한 서울시선관위 및 송파구선관위의 위원장, 상임위원, 사무처장, 선거담당관 등 지역 지도부도 사법 처리 대상자로 지목되었으며, 사태에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한 실무자 6명에 대해서도 중징계 처분이 내려졌다. 주권자의 신성한 투표권을 관리하는 국가 헌법기관이 선거 당일 가장 기본적인 투표용지 조차 제대로 보급하지 못해 법적 심판대에 서게 된 것은 국가적 수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진상규명위가 명확히 밝혀낸 당일의 실태는 그야말로 선거 행정의 총체적 파산이자 대국민 기만극에 가까웠던 것으로 조사됐다. 선거 당일 전국 투표소 중 투표용지 부족 현상이 발생해 긴급하게 용지를 추가로 수송받아 실제 사용한 투표소가 91곳에 달했으며, 이 과정에서 발을 동동 구르던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지 못하고 대기하거나 발길을 돌려야 했던 ‘투표 중단’ 발생 투표소도 26곳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현장 통제와 지휘의 총책임을 맡아야 할 상급 위원회로의 신속한 보고 시스템이 전혀 작동하지 않았으며, 지휘권 또한 완전히 마비되어 있었다는 점이다. 서울시선관위는 투표 시간 연장이라는 중대한 결정을 중앙선관위와 아무런 사전 협의나 보고 없이 독단적으로 감행했고, 송파구선관위는 심지어 관내 투표가 완전히 종료되기도 전에 개표를 무단 개시하는 등 묵과할 수 없는 선거 부정행위가 연쇄적으로 자행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진상규명위는 현 선관위 체제로는 공정하고 투명한 민주주의의 근간을 더 이상 유지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기관의 전면 해체에 준하는 매머드급 인적·조직적 혁신안을 전격 권고했다. 핵심 대책으로는 투표용지 인쇄 축소 비율을 사실상 유권자 전원에게 배분할 수 있는 70% 이상 수준으로 대폭 상향조정하고, 불법 유통과 조작 시비의 온상이 될 수 있는 무번호 투표용지의 발행을 최소화하라는 제도 개선이 포함됐다. 이와 함께 중앙선관위 사무처의 전결 권한을 축소하여 고위 관료들의 방만한 행정을 견제하고, 현직 대법관이 비상근으로 이름만 걸어놓던 관행을 타파하기 위해 ‘중앙선관위원장 상근제’ 도입을 공식 요구했다. 특히 그동안 독립성 침해를 핑계로 사법부와 입법부의 감시를 피해왔던 오만함을 꺾고, 감사원의 직무감찰 범위에 선관위를 명문화하여 상시적인 외부 통제를 받도록 규정했다.
정치권과 시민사회 전반에서는 이번 선관위 수뇌부에 대한 무더기 사법 조치를 시작으로 국회 국정조사 등 전방위적인 압박이 몰아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미 여야가 국회 본회의를 통해 45일간의 고강도 국정조사 계획서를 채택하며 선관위 전반에 대한 현장 검증을 예고한 만큼, 숨겨진 예산 낭비와 인사 비리까지 전면 부각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평소 철밥통이라는 비판 속에서도 헌법기관의 지위를 방패 삼아 무소불위의 권력을 누려온 선관위 지도부가 국민의 참정권을 처참하게 훼손한 대가를 치르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쇄신을 향한 뼈를 깎는 실천적 행동과 수뇌부의 사법적 처벌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다가오는 선거에서 국민이 행사할 한 표의 신뢰성마저 통두리째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와 분석이 지배적이다.
진실과 공정한 천지인 뉴스, 정확한 팩트
정범규 기자
뉴스 제보: chonjiinnews@gmail.com
저작권자 © 천지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글은 자료 정리 과정에서 AI 기술이 참고 수준으로 활용됐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