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버스 속도 부풀리기 논란…오세훈표 수상교통 ‘현실성 부족’ 도마 위 [천지인뉴스]
한강버스 속도 부풀리기 논란…오세훈표 수상교통 ‘현실성 부족’ 도마 위 [천지인뉴스]
정범규 기자
감사원 “실제 선박 속도 미달에도 17노트 기준 운항계획 수립” 지적
총사업비 산정·절차 위반 논란…오세훈 시장 핵심 사업 행정 신뢰 흔들
서울시 “핵심 의혹 사실무근” 반박…사업 지속 추진 입장 밝혀

서울시가 추진 중인 한강버스 사업이 감사원 감사 결과를 통해 속도 부풀리기와 절차 위반 논란에 휩싸이면서 오세훈 시장의 대표 정책에 대한 행정 신뢰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시민 출퇴근 편의를 강조하며 추진된 사업이 현실적인 운항 조건을 충족하지 못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정책 설계 전반에 대한 재검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감사원은 한강버스 선박의 실제 운항 속도가 14.5노트에서 15.6노트 수준에 그칠 것으로 파악됐음에도 서울시가 이를 17노트로 발표하고 해당 수치를 기준으로 운항계획과 시간표를 설계했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급행 기준 54분, 일반 기준 75분으로 제시된 운항 시간이 현실적으로 달성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왔다.
감사원은 이러한 계획이 시민의 출퇴근 편의성을 높이겠다는 사업 본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실제 운항 환경과 동떨어진 목표 설정은 이용자 불편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공공교통 정책의 신뢰도를 저하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단순한 속도 논란에 그치지 않는다. 감사원은 총사업비 산정 과정에서도 관련 법규 위반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서울시가 재정 투입분만을 총사업비로 계산하면서 경제성 분석에서는 비용에 포함되지 않은 요소들의 편익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분석 결과를 수용했다는 것이다. 이는 비용과 편익 산정 기준의 일관성을 훼손하는 방식으로, 정책 타당성 검증 자체를 왜곡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또한 서울시는 해당 사업을 추진하면서 행정안전부의 중앙투자심사와 전문기관의 타당성 조사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서울시가 자체적으로 진행한 투자심사와 용역 결과를 적법한 절차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는 대규모 재정이 투입되는 공공사업에서 필수적인 검증 절차를 생략하거나 우회했다는 점에서 행정 책임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지적은 오세훈 시장이 강조해 온 ‘스마트 교통 혁신’ 정책 전반에 대한 신뢰 문제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한강버스는 단순한 교통수단을 넘어 관광과 도시 브랜드를 결합한 상징 사업으로 추진돼 왔지만, 기본적인 운항 조건과 재정 검증에서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정책 완성도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다만 감사원은 선박 건조 계약 과정에서 특정 업체에 특혜가 제공됐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명확한 근거를 찾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는 사업 추진 과정의 일부 의혹에 대해서는 사실과 다르다는 점을 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서울시는 감사 결과에 대해 즉각 반박 입장을 내놓았다. 서울시 측은 그동안 제기된 핵심 의혹이 사실무근으로 확인됐다는 점을 강조하며 정치적 공세에 가까운 문제 제기였다는 시각을 드러냈다. 특히 선박 업체 선정 과정에서 특혜가 없었다는 감사 결과를 근거로 사업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서울시는 총사업비 산정과 속도 공표 문제 역시 징계 사안이 아닌 행정적 주의 수준에 그쳤다는 점을 강조하며 사업 전반의 문제로 확대 해석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동시에 수상 대중교통이라는 새로운 시도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실무적 보완 사항은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에서는 이번 감사 결과가 단순한 행정 실수 수준을 넘어 정책 설계 단계에서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 것이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공공사업에서 기본적인 수치 설정과 타당성 검증이 부실했다는 점은 시민 세금이 투입되는 정책의 책임성과 직결되는 문제라는 지적이다.
한강버스 사업은 향후에도 논란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서울시는 사업을 예정대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현실성과 경제성에 대한 의문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정책 추진 과정에서 추가적인 정치적·행정적 부담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번 사안은 도시 교통 혁신이라는 명분 아래 추진되는 대형 프로젝트일수록 보다 엄격한 검증과 투명한 절차가 필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보여주고 있다. 시민 편의를 내세운 정책이 실제 효과를 담보하지 못할 경우 그 부담은 결국 시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보다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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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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