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설] ‘보완수사권’을 난도질하는 편파 평론, 미디어의 ‘여론 세뇌’ 언제까지 방치할 건가[천지인뉴스]
[사설] ‘보완수사권’을 난도질하는 편파 평론, 미디어의 ‘여론 세뇌’ 언제까지 방치할 건가[천지인뉴스]

정범규 기자
최근 국회를 중심으로 검찰의 ‘직접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발의되면서, 국가 형사사법체계의 근간을 뒤흔드는 대논쟁이 재점화되었다. 그러나 이 중차대한 국가적 의제를 다루는 대한민국 언론의 태도는 실망을 넘어 참담한 수준이다. 방송 지상파와 종편, 라디오, 시사 유튜브 채널에 이르기까지 공론장의 불균형이 극에 달했기 때문이다. 한쪽 진영의 패널들만 모아놓고 일방적인 반대 논리만을 쏟아내며,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는 여론 왜곡을 서슴지 않고 있다.
검찰의 ‘보완수사권’이란 경찰이 수사를 마친 뒤 송치한 사건에 대해, 공소 제기 및 유지에 필요한 증거나 법률적 요건이 미진하다고 판단할 때 검사가 직접 추가 수사를 하거나 경찰에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을 말한다. 현재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법안의 핵심은 검사가 직접 피의자를 불러 조사하거나 압수수색을 하는 ‘직접 보완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수사와 기소를 완전히 분리하여 검찰을 사법 통제 및 기소 전문 기관으로 만들겠다는 입법 취지에서 출발한다.
실제 찬성 측인 더불어민주당과 사법개혁론자들은 명확한 논리를 제시하고 있다. 보완수사라는 명목으로 검찰의 직접 수사 통로를 열어두면 과거 무소불위했던 검찰 직접수사 조직과 폐단이 고스란히 유지된다는 지적이다. 수사는 경찰이 전담하고 검찰은 기소 여부만 판단하도록 역할을 무 자르듯 나누어야 부실 수사나 기소권 남용이 발생했을 때 책임소재가 분명해진다는 것이다. 아울러 검찰이 보완수사권을 악용해 본래 사건 외에 다른 혐의를 엮어 무리하게 수사 방향을 틀어버리는 별건 수사나 표적 수사를 원천 차단하여 피의자의 인권을 보호할 수 있다는 장점도 존재한다.
반면, 반대 측은 사법 지연으로 인한 민생 피해를 우려한다. 검사가 직접 부족한 부분을 채우지 못하고 경찰에 요구만 해야 한다면, 사건이 검찰과 경찰 사이를 오가며 수사 기간만 늘어난다는 논리다.
특히 반대 측은 최근 온 국민을 분노케 한 ‘장윤기 여고생 살인사건’을 단적인 예로 꼽는다. 범인의 아버지가 현직 간부급 경찰관이라는 이유로 담당 수사팀이 핵심 증거(케이블타이 등)를 누락하고 수사 기밀을 유출하는 등, 경찰 조직의 ‘추악한 제 식구 감싸기’와 부실 수사 정황이 백일하에 드러났기 때문이다. 심지어 담당 수사팀장이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되기까지 했다. 만약 검찰의 날카로운 직접 보완수사권이 없었다면, 이 사건은 장윤기가 법정에서 성폭행 목적을 자백하기는커녕 단순 살인으로 영원히 은폐되었을 것이라는 게 반대 측의 핵심 논거다. 경찰 내부의 유착과 부실 수사를 검찰이 직접 바로잡지 못한다면 사법 정의는 무너진다는 우려다.
이처럼 보완수사권 문제는 국가 권력 기관 간의 견제와 균형, 그리고 국민의 일상적 안전과 직결되는 복잡다단한 사안이다. 그렇다면 옳바른 언론은 마땅히 찬성 측의 “검찰 권력 통제와 수사구조 개혁”이라는 본질적 명분과, 반대 측의 “장윤기 사건과 같은 경찰 부실 수사 방지 및 민생 불편 우려”라는 현실적 쟁점을 평등하게 테이블 위에 올려놓아야 한다. 양측의 논리를 공정하게 평론하게 한 후, 그 정보를 바탕으로 국민이 스스로 판단하게 유도하는 것이 언론의 존재 이유다.
그러나 지금 시사 프로들의 현실은 어떤가. 보완수사권 폐지를 다루는 자리마다 특정 성향의 반대 패널들만 3~4명씩 무더기로 출연해 일제히 한목소리로 ‘개악’이라며 십자포화를 퍼붓고 있다. 반대 논리만이 정답인 양 하루 종일 스피커를 고출력으로 틀어대니, 시청하는 국민은 다른 맥락을 알 기회조차 박탈당한 채 ‘여론 세뇌’에 가까운 편향된 환경에 노출되어 있다. 입맛에 맞는 패널들만 돌려막기 하며 일방적인 주관적 견해를 쏟아내게 방치하는 것은 언론의 자멸 행위이자, 국민의 올바른 사법관을 오염시키는 명백한 직무유기다. 미디어는 당장 편파적인 확성기 정치를 멈추고 공론장의 공정성을 회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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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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