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김건희, 본인 파면으로 치러지는 대선서 ‘당당히’ 투표…누구를 심판해야 하나
내란죄로 파면된 전직 대통령, 본인 책임 선거에 투표 나서
법정에선 피고, 투표소에선 유권자…민주주의에 대한 모욕인가, 이중적 행태인가



정범규 기자
내란죄 혐의로 파면된 윤석열 전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씨가 정작 본인 때문에 치러지는 궐위 대선에 직접 투표를 행사했다.
6월 3일 오전, 두 사람은 서울 서초구 원명초등학교에 마련된 서초4동 제3투표소를 찾아 제21대 대통령선거 투표를 마쳤다. 그러나 이 장면은 민주주의 회복의 절차로 진행되는 오늘의 선거 의미를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3일, 군 수뇌부와 함께 비상계엄령을 불법 선포한 이른바 ‘12·3 사태’의 핵심 주범으로, 헌법과 국가기본질서를 유린한 내란 혐의로 헌법재판소에서 파면되고 현재 재판 중인 피고인 신분이다.
그의 퇴진으로 인해 오늘 대선이 치러지고 있음에도, 그는 여전히 선거 참여자이자 정치적 발언자로서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더욱이 윤 전 대통령은 투표일을 앞둔 지난 5월 31일, 전광훈 목사가 주도한 극우 집회에 메시지를 보내 특정 후보(김문수 후보)에 대한 노골적인 지지 발언을 대독하며 공공연히 선거 개입에 나서기도 했다.
자신의 범죄로 인해 치러지는 선거에서조차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뻔뻔한 행보는 정치적 책임은커녕 반성의 기미조차 찾을 수 없는 이중적 태도로 읽힌다.
김건희 씨 역시 남편의 내란 혐의 공범 가능성, 대통령 재임 중의 각종 국정농단 의혹과 함께, 대통령 부인으로서의 자격 논란을 끊임없이 일으킨 인물이다. 그런 그들이 아무렇지 않게 투표소를 찾은 오늘, 이는 단순한 ‘국민의 권리 행사’로 치부할 수 없는 도덕적 아이러니를 불러일으킨다.
헌정을 유린한 장본인이 민주주의 절차의 얼굴로 등장하는 장면, 그 자체가 이 시대의 민주주의를 향한 가장 큰 모욕일 수 있다.
한편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에 대해 “윤석열 전 대통령은 국민의힘 근처에 얼씬도 하지 말라”며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윤 전 대통령은 끝내 정치 무대 뒤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으며, 계엄령 시도의 공모자들에 대한 은폐 시도, 증거 인멸 정황까지 드러나는 상황에서 그의 행보는 국민적 분노를 더욱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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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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