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공천의 책임은 어디까지인가…정이한 논란 앞에 침묵하는 개혁신당[천지인뉴스]

공천의 책임은 어디까지인가…정이한 논란 앞에 침묵하는 개혁신당

정범규 기자

정이한 전 개혁신당 부산시장 후보가 선거운동 중 음료 피습을 당했다는 이른바 ‘테러 피해’ 사건과 관련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와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았다. 법원에 출석한 그는 “죄송하다”며 “법정에서 사실관계를 명명백백히 밝히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정 전 후보와 지인이 선거 과정에서 이른바 ‘테러 피해’ 상황을 꾸민 것으로 의심하고 수사를 진행해 왔다. 경찰에 따르면 정 전 후보는 지난 4월 유세 도중 차량에서 던져진 음료에 맞아 쓰러졌다고 주장했고, 당시 캠프는 병원 이송과 부상 사실을 알렸다. 이후 경찰은 사건 경위와 공모 여부 등을 수사해 왔으며, 지인까지 함께 수사 대상에 올랐다.

현재 사건은 사법 절차가 진행 중인 만큼 최종적인 사실관계와 법적 책임은 법원의 판단으로 확정될 사안이다. 누구에게도 유죄를 단정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정치적으로는 별개의 질문이 남는다.

정 전 후보는 논란 이후 개혁신당을 자진 탈당했다. 하지만 탈당이 공천 과정에서의 정치적 책임까지 사라지게 만드는 것은 아니다.

정당은 후보를 공천할 때 국민에게 그 후보를 공식적으로 추천하는 정치적 책임을 함께 진다. 후보 개인의 일탈이 있었다면 법적 책임은 개인이 져야 하지만, 공천 과정에 대한 정치적 책임은 정당 역시 피하기 어렵다.

이번 사건은 단순히 한 후보 개인의 문제로만 볼 것인지, 아니면 공천 시스템까지 되돌아봐야 할 문제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특히 사건 이후 개혁신당 지도부가 국민에게 어떤 설명을 했는지, 공천 과정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재발 방지를 위해 어떤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지는 국민이 궁금해하는 대목이다.

이준석 대표 역시 이러한 의문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대표는 모든 사건에 직접 책임을 질 수는 없다. 그러나 공천은 정당 지도부의 가장 중요한 책무 가운데 하나다. 공천한 후보를 둘러싼 중대한 논란이 발생했다면, 국민 앞에서 당의 입장을 설명하고 공천 과정을 돌아보겠다는 정치적 메시지를 내놓는 것 역시 대표의 책임 있는 자세일 수 있다.

침묵은 때로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

정치권은 다른 정당의 문제에는 누구보다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곤 한다. 그렇다면 자신의 당에서 발생한 논란에도 같은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그것이 공당의 책임이며 국민이 기대하는 정치의 모습이다.

이번 사건의 법적 결론은 사법부가 내릴 것이다. 그러나 정치적 평가는 법원의 판결과 별개로 국민이 내린다.

정당은 후보를 공천할 권한이 있는 만큼, 그 결과에 대해서도 국민 앞에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그것이 신생 정당이든 거대 정당이든 예외일 수 없다.

개혁신당 역시 이번 사건을 단순히 탈당한 전 후보 개인의 문제로 선을 긋기보다 공천 과정과 당의 검증 시스템을 국민 앞에 설명하고 필요한 개선책을 제시하는 것이 책임 있는 정치의 출발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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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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