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선거철에는 유권자를 황금처럼, 끝나면 돌처럼 보라 부추기는 ‘쇼맨십 정치’의 민낯 [천지인뉴스]
[사설] 선거철에는 유권자를 황금처럼, 끝나면 돌처럼 보라 부추기는 ‘쇼맨십 정치’의 민낯 [천지인뉴스]
정범규 기자
최근 부산 북갑 보궐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하정우 후보를 향한 보수 진영과 종편 평론가들의 공세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 구포시장에서 상인들과 악수한 뒤 손을 터는 듯한 동작이 포착되자, 국민의힘 박민식 후보와 김재원 최고위원 등은 이를 ‘오물 취급’이라거나 ‘벌레 취급’이라며 인신공격성 맹비난을 퍼부었다. 하 후보가 “하루 수백 명과 악수를 하며 손이 저려 무의식적으로 한 동작”이라고 해명했음에도, 이들은 이를 ‘뿌리 깊은 선민의식’으로 규정하며 몰아붙이고 있다.

이러한 무차별적 네거티브보다 더 놀라운 것은 지상파와 종편에 출연하는 이른바 ‘정치 전문가’들의 인식이다. 상당수 평론가는 하 후보의 동작을 두고 “정치인은 유권자 앞에서 무조건 존경하는 척, 좋아하는 척해야 하는 것이 기본”이라며 하 후보의 ‘준비 부족’을 꾸짖고 있다. 심지어 어떤 패널은 “시장에서 남이 먹던 젓가락으로 음식을 줘도 웃으며 받아먹어야 하는 것이 정치인의 자세”라고 천연덕스럽게 말한다. 이는 정치인을 ‘민의의 대변자’가 아닌, 선거철에만 유권자를 속이는 ‘숙련된 연기자’가 되라고 종용하는 꼴이다.
우리는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례를 기억한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은 수많은 유권자와의 과도한 악수로 손에 심한 통증을 느껴 붕대를 감고 유세에 나선 바 있다. 당시에도 이를 두고 ‘붕대 투혼’이라는 찬사와 ‘소통 거부’라는 비판이 엇갈렸지만, 핵심은 정치인도 결국 신체적 한계를 지닌 인간이라는 점이다. 시장 상인들과 악수하다 보면 물이나 땀이 묻을 수 있고, 다음 유권자를 위해 손을 정리하는 것은 지극히 상식적인 행동이다. 이를 두고 ‘오물 취급’ 운운하는 것은 유권자의 감정을 자극해 표를 얻으려는 저급한 전술일 뿐이다.
오히려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은 평론가들이 부추기는 ‘가짜 미소’와 ‘허울뿐인 쇼맨십’이다. 시장에서 음식을 억지로 받아먹고 유권자 앞에서 한껏 몸을 낮추는 연기에 능한 정치인들이, 정작 선거가 끝나면 유권자를 ‘돌’ 보듯 무시하고 제 잇속만 챙기는 광경을 우리는 수없이 목격해왔다. 정치 평론가들이 정상을 자처한다면, 이런 기만적인 ‘선거철 쇼’를 비판하고 후보자의 실질적인 정책과 비전을 검증하는 데 집중해야 마땅하다.
지금의 논란은 한국 정치를 ‘연극’으로 타락시키는 평론가들과 이를 이용하는 정치인들의 합작품이다. 유권자를 진심으로 존경한다면 억지스러운 웃음이나 연출된 동작이 아니라, 평소의 소신과 일관된 정책으로 다가서야 한다. 선거철에만 유권자를 ‘황금’처럼 떠받드는 척하다가 당선 후에는 ‘돌’처럼 무시하는 정치를 끝내기 위해서는, 후보자의 사소한 몸짓 하나를 인격 살인으로 몰아가는 구태의연한 네거티브부터 멈춰야 한다.
진실과 공정한 천지인 뉴스, 정확한 팩트
정범규 기자
뉴스 제보: chonjiinnews@gmail.com
저작권자 © 천지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는 자료 수집과 정리 과정에서 인공지능(AI) 기술이 참고 수준으로 활용됐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