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1년 미만 기간제 노동자 ‘공정수당’ 도입… 공공부문 ‘나쁜 일자리’ 근절 승부수 [천지인뉴스]
정부, 1년 미만 기간제 노동자 ‘공정수당’ 도입… 공공부문 ‘나쁜 일자리’ 근절 승부수 [천지인뉴스]
정범규 기자
정부가 내년부터 공공부문 1년 미만 기간제 노동자에게 고용 불안 보상 차원의 ‘공정수당’을 지급하고, 퇴직금 회피 목적의 이른바 ‘쪼개기 계약’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등 파격적인 비정규직 처우 개선 대책을 내놨다. 이재명 대통령의 ‘모범적 사용자’ 지시에 따라 마련된 이번 대책은 단기 계약일수록 더 높은 보상률(최대 10%)을 적용해 고용 안정을 유도하고, 월 임금이 적정 수준에 미달하는 경우 예산을 반영해 보전해 주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또한 상시·지속 업무의 정규직 고용 원칙을 재확인하고, 초단시간 노동자 채용 제한 및 공공기관 경영평가 지표 강화 등을 통해 공공부문부터 ‘일터 민주주의’를 실현하고 이를 민간으로 확산시키겠다는 방침이다.

정부가 공공부문의 고질적인 병폐로 지적되어온 비정규직의 불공정한 고용 관행을 뿌리 뽑기 위해 ‘공정수당’ 도입이라는 강력한 카드를 꺼내 들었다. 고용노동부는 28일 국무회의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마련한 ‘공공부문 비정규직 처우개선 대책’을 보고했다. 이번 대책은 국가 기관이 스스로 모범적인 사용자가 되어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가해졌던 차별과 배제를 걷어내야 한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물이다. 그동안 공공부문조차 퇴직금 지급을 피하기 위해 1년 미만으로 계약을 반복하거나, 낮은 임금과 수당으로 노동 가치를 폄훼해왔던 관행을 더 이상 묵과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내년부터 도입되는 ‘공정수당’이다. 정부는 1년 미만 기간제 노동자에게 근로 기간에 따라 기준 금액의 8.5~10%를 수당으로 정액 지급하기로 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11~12개월 근무 시 8.5%를 지급하는 반면, 1~2개월 단기 근무자에게는 10%의 더 높은 보상률을 적용한다는 것이다. 이는 계약 기간이 짧을수록 극심해지는 노동자의 고용 불안정성을 현금으로 직접 보상하는 동시에, 사용자 측에는 단기 계약의 비용 부담을 높여 장기 계약이나 정규직 채용을 유도하려는 정교한 정책적 설계다.
정부의 이번 실태조사에 따르면 공공부문 기간제 노동자 14만 6천 명 중 절반인 7만 3천 명이 1년 미만 계약자이며, 이들의 임금은 정규직은 물론 일반 기간제보다도 낮은 월 평균 280만 원 수준으로 확인됐다. 이에 정부는 적정 임금 수준을 생활임금 평균인 최저임금의 118%로 설정하고, 이에 미달하는 노동자들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2027년 예산안에 이를 일시 반영하기로 했다. 단순히 급여를 올리는 것을 넘어 식대, 명절 상여금, 복지포인트 등 이른바 ‘복지 3종’ 세트에서도 정규직과의 차별을 단계적으로 해소해 나가겠다는 방침은 노동 존중의 가치를 실질적으로 구현하려는 진보적 행보로 평가된다.
고용 관행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적 장치도 강화된다. 앞으로 공공부문에서 1년 미만 계약은 원칙적으로 금지되며, 불가피한 경우에만 외부 위원이 참여하는 ‘사전심사제’를 거쳐야 한다. 또한 주 15시간 미만의 초단시간 노동자 남용을 막기 위해 채용을 엄격히 제한하고, 필요시에도 주휴수당 등을 추가 비례 지급하도록 해 ‘비용 절감’만을 목적으로 한 나쁜 일자리 창출을 원천 봉쇄하기로 했다. 이러한 이행 실태는 공공기관 경영평가와 자치단체 합동평가에 핵심 지표로 반영되어 실효성을 뒷받침할 예정이다.
진실과 공정을 지향하는 시각에서 볼 때, 이번 대책은 우리 사회의 해묵은 과제인 비정규직 차별 해소에 있어 공공부문이 선도적인 역할을 자처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그동안 공공기관들이 경영 효율화를 핑계로 비정규직의 눈물을 외면해왔던 가짜 효율을 걷어내고, 땀의 가치에 맞게 대접받는 ‘일터 민주주의’의 초석을 놓은 것이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이 강조했듯, 공공부문에서 시작된 이 변화의 파도가 민간 부문까지 확산되어 대한민국 모든 일터에서 차별의 그늘이 사라지기를 기대한다. 정부는 이번 대책이 현장에서 한 치의 오차 없이 집행될 수 있도록 사후 관리와 감독에도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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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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