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논객&사설

(사설)정치인은 학생보다 더 신중해야 한다…’가야지, 뉴스공장 가야지’ 성치훈 부대변인 발언이 남긴 씁쓸함

정치인은 학생보다 더 신중해야 한다…’가야지, 뉴스공장 가야지’ 발언이 남긴 씁쓸함

정범규 기자

배재고 야구부 응원 구호 논란은 학생들의 잘못으로 시작됐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가장 성숙한 모습을 보인 것은 오히려 학생들이었다. 학생들은 광주를 찾아 사과했고, 광주 지역에서도 이를 받아들이며 화해와 반성의 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일부에서는 대한소프트볼협회에 과도한 징계를 재고해 달라는 탄원까지 이어졌다. 갈등보다 화합을 선택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정치권은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배재고를 응원하는 축하 화환을 보낸 이진숙 의원의 행동이 논란이 됐고, 이번에는 더불어민주당 성치훈 부대변인이 JTBC ‘장르만 여의도’에 출연해 “가야지, 가야지, 뉴스공장 가야지”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 또 다른 논란을 불러왔다.

정치인은 자신의 발언이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질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야 하는 사람들이다. 특히 공당의 부대변인은 개인이 아니라 당을 대표하는 위치에 있다. 그렇기에 가벼운 농담이라 하더라도 국민에게는 조롱이나 비아냥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을 늘 염두에 둬야 한다.

더욱 아쉬운 점은 방송 당시의 분위기다. 진행자와 함께 출연한 패널 누구도 해당 발언을 제지하거나 우려를 표하지 않았고, 자연스럽게 웃으며 대화를 이어가는 모습은 일부 시청자들에게 불편함을 줄 수 있었다. 방송은 시청자의 다양한 시각을 고려해야 하는 공적 공간이라는 점에서 더욱 신중했어야 한다.

배재고 학생들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직접 광주를 찾아 사과했다. 학생들이 먼저 용기를 내 반성과 화해의 길을 선택했다면, 정치권 역시 그보다 높은 수준의 책임감을 보여주는 것이 맞다. 학생들에게는 성숙함을 요구하면서 정작 정치인은 상대를 비꼬고 조롱하는 듯한 표현을 사용한다면 국민이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겠는가.

최근 온라인에서는 해당 발언을 둘러싸고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표현의 자유라는 의견도 있지만, 공당 대변인으로서 적절하지 않았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일부에서는 성 부대변인의 책임 있는 입장 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정치는 상대를 이기는 기술이 아니라 국민을 설득하는 과정이다. 짧은 한마디가 정치인의 품격을 보여주기도 하고, 반대로 신뢰를 무너뜨리기도 한다.

배재고 학생들이 보여준 반성과 화해의 자세는 오히려 정치권에 숙제를 던지고 있다. 이제는 학생들에게 책임을 묻기보다 정치권 스스로 자신의 언행을 먼저 돌아봐야 할 때다.

국민은 정치인에게 화려한 말솜씨보다 절제된 언어와 품격 있는 태도를 기대한다. 그것이 학생들에게 모범을 보이는 길이며, 공인의 최소한의 책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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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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