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천지인뉴스] “돈 내면 대통령 메시지 먼저 본다”…트럼프 ‘트루스소셜’ 유료화에 이해충돌 비판 폭주

[천지인뉴스] “돈 내면 대통령 메시지 먼저 본다”…트럼프 ‘트루스소셜’ 유료화에 이해충돌 비판 폭주

정범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설립한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이 대통령의 메시지를 일반인보다 먼저 받아볼 수 있는 유료 API 서비스를 출시한다.
  • 초강대국 수장의 정책 메시지가 시장을 흔드는 상황에서 이를 상품화해 지분을 보유한 대통령이 사익을 챙기려 한다는 비판과 함께 심각한 이해충돌 논란이 일고 있다.
  • 친인척들의 이권 개입 의혹에 더해 대통령 본인의 주식 투자 직후 긍정 메시지 게시 의혹, 불투명한 거액의 후원금 집행 내역까지 드러나며 도덕성 공세가 거세질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설립한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이 오는 8월부터 유료 기업용 서비스를 전격 출시하며 심각한 이해충돌 논란의 중심에 섰다. 미국 대통령의 공식적인 정책 발표나 안보 관련 메시지를 사적 이익의 도구로 활용한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공적 직위를 이용한 사익 추구라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트루스소셜의 모회사인 ‘트럼프 미디어 & 테크놀로지 그룹(TMTG)’은 트럼프 대통령 계정의 게시물을 온라인에 대중적으로 공개하기 전에 먼저 받아볼 수 있는 기업용 상품 ‘트루스 API’를 오는 8월 정식 출시한다고 밝혔다. 이 서비스는 초고속 프로그램을 활용해 1초에 수천 번씩 주식을 거래하는 알고리즘 금융기관 및 기업들을 주요 타깃으로 삼고 있다. TMTG 측은 해당 서비스의 구체적인 가격이나 일반 대중보다 얼마나 더 빨리 게시물을 받게 될지 등 상세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이미 일부 이용자는 정식 출시를 앞두고 해당 유료 서비스에 가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유료 서비스 출시가 즉각적인 논란을 부른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이 트루스소셜을 통해 주요 정책을 시시각각 공개해 왔기 때문이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 지분의 약 41%를 소유한 사실상 소유주다. 그가 이란전 관련 속보나 관세 및 통상 정책 발표 등 핵심 정책 결정 사항들을 트루스소셜을 통해 기습 발표할 때마다 전 세계 금융 시장과 원자재 시장이 수천억 원 규모로 요동쳐 왔다. 이에 따라 초강대국 미국의 최종 의사 결정권자인 자신의 메시지를 상품화해 잇속을 챙기겠다는 것으로 비춰진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를 두고 “대통령 일가가 사업적 이해관계와 백악관 업무를 혼합하는 또 하나의 사례”라고 꼬집었다.

트럼프 행정부를 둘러싼 이해충돌과 불투명한 자금 흐름에 대한 의혹은 이뿐만이 아니다. 앞서 2024년 트럼프의 장남이 코인 사업으로 수백억 원을 모금해 도마에 올랐고, 2025년에는 차남이 설립한 군용 드론업체가 미 육군 등으로부터 특혜 수주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여기에 더해 미 CNN 방송이 트럼프 대통령의 연례 재산 공개 내역과 트루스소셜 게시물을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한 결과, 트럼프가 거대 기술 기업 주식을 사들인 직후 해당 기업 제품이나 경영진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게시물을 올린 정황을 포착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4월 15일 트루스소셜에 엔비디아의 미국 내 AI 슈퍼컴퓨터 구축 계획을 언급하며 “필요한 모든 허가가 신속히 처리될 것”이라고 적었는데, 알고 보니 이보다 며칠 앞서 엔비디아 주식 20만~50만 달러어치를 사들인 것으로 밝혀졌다. CNN은 이러한 패턴이 21개 기업에 걸쳐 44차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다만 백악관 측은 대통령의 자산이 독립적인 제3자 금융기관이 관리하는 계좌에 예치되어 있다면서 트럼프의 투자 개입설을 일축했다.

설상가상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2기 행정부 들어 1조 원이 넘는 후원금을 받았지만, 실제 집행 내역은 투명하지 않다는 보도도 전해졌다. WSJ 보도에 따르면 2024년 대선 이후 트럼프 관련 단체에 들어간 기부금 등 모금액은 최소 7억 8,195만 달러(약 1조 1,5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이 금액을 어디에 사용하는지는 공개되지 않는 부분이 많아 논란이라는 지적이다. WSJ은 현금이 어디서 오는지 또는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에 대한 세부 사항은 비밀에 싸여 있다고 지적해 향후 야당과 시민사회의 검증 요구는 더욱 격렬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 정범규 기자의 시선

민주주의 국가에서 최고 권력자의 말과 글은 공적 자산이다. 특히 초강대국 미국의 대통령이 내리는 결정은 단순히 정치적 선언을 넘어 세계 경제의 판도를 실시간으로 흔드는 막강한 파급력을 지닌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이 선보인 ‘트루스 API’ 유료 서비스는 이러한 공적 성격의 정보를 노골적으로 사익 추구의 도구로 전락시켰다는 점에서 매우 심각한 우려를 자아낸다. 1초에 수천 번씩 주식을 사고파는 초단타 금융 거래 시장에서 대통령의 핵심 정책 메시지를 특정 유료 회원들에게 먼저 제공하겠다는 발상은 시장의 공정성을 뿌리째 흔드는 일이다.

정치인이 공적 직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얻거나 생성한 정보를 사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전형적인 이해충돌이자 공직윤리 위반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루스소셜의 사실상 소유주라는 엄연한 사실은 그가 내리는 공적 결정과 메시지가 고스란히 개인의 지분 가치 상승과 회사의 유료 서비스 매출로 직결되는 모순적 구조를 낳는다. 백악관은 자산이 독립적인 제3자 금융기관에 수탁 관리되고 있다며 선을 긋고 있으나, 특정 주식을 매입한 직후 규제 완화를 시사하는 메시지를 올려온 일련의 패턴은 우연의 일치로만 보기에는 너무나 구체적이다.

공직자의 도덕성과 투명성은 민주 정부 신뢰의 근간이다. 자녀들의 특혜 수주 의혹과 1조 원이 넘는 정체불명의 정치 후원금 집행 내역 등 트럼프 행정부를 둘러싼 자금 불투명성은 공익 수호라는 정부 본연의 의무를 훼손하고 있다. 최고 권력자가 법과 제도의 허점을 이용해 비즈니스를 영위하고 공적 권한을 사유화하려는 시도를 멈추지 않는다면, 정부의 공신력은 물론 자본시장의 공정성마저 회복하기 어려운 타격을 입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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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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