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인뉴스] 이재명 대통령, 한-브라질 국빈 만찬…노동의 가치로 맺은 형제 외교
정범규 기자



청와대 영빈관서 룰라 대통령 부부 초청 국빈 만찬 개최
이재명 대통령·룰라 대통령, 유사한 삶의 궤적 강조하며 연대 확인
경제·문화·다자외교 협력 확대 다짐, 상춘재 치맥 회동으로 우의 다져
이재명 대통령 부부는 23일 저녁 서울 청와대 영빈관에서 브라질 대통령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부부와 대표단을 초청해 국빈 만찬을 개최했다. 이번 만찬은 양국 정상회담에 이어 마련된 공식 외교 일정으로, 정치·경제·문화 전반을 아우르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재확인하는 자리였다.
만찬에는 대통령실의 강훈식 비서실장,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김용범 정책실장 등 핵심 참모진과 정부 인사들이 참석했다. 국회 한-브 의원 친선협회 관계자와 함께 재계에서는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 등 주요 기업인들이 자리했다. 문화·체육계 인사로는 대구FC 소속 세징야 선수 등이 참석해 120여 명 규모로 진행됐다. 국가 정상 간 협력 의지를 민관이 함께 뒷받침하는 상징적 장면이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만찬사에서 소년공 시절을 회고하며 노동의 가치와 인간의 존엄이 자신의 정치적 출발점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몸으로 배운 노동의 가치와 인간의 존엄성은 더 나은 세상을 바라는 열망의 원동력이 되었다”고 말하며, 룰라 대통령과의 공통된 삶의 궤적을 강조했다. 이어 “처음 만났을 때부터 오랜 친구이자 동지를 만난 듯 반가웠다”고 언급하며 두 정상의 연대감을 드러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삼성, LG, 현대자동차 등 한국 기업을 언급하며 “양국 관계의 핵심 축”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국과 브라질이 국제사회와 다자무대에서 인류 보편의 과제 해결에 기여하는 모범적 동반자로 거듭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는 기후위기 대응, 공급망 안정, 글로벌 사우스와의 협력 확대 등 변화하는 국제질서 속에서 전략적 공조를 강화하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룰라 대통령 역시 화답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의 삶을 알게 된 이후 “형제처럼 느껴진다”고 밝히며 각별함을 표현했다. 이어 “전통적인 정치가들은 우리가 대통령이 되리라 생각하지 않았다”면서도 “우리는 쫓겨다녔지만 꿋꿋이 우리의 길을 갔고, 이는 브라질과 한국 국민이 더 나은 미래를 건설하겠다는 포부의 표현이었다”고 강조했다. 노동자 출신 지도자라는 공통 분모가 양국 정상의 정치적 서사를 연결하는 상징으로 작용한 셈이다.
만찬 메뉴 역시 양국의 화합을 상징적으로 담아냈다. 브라질식 망고 살사를 곁들인 대게 샐러드, 브라질식 바비큐와 한식 양념갈비, 브라질 너트 조림 등이 식탁에 올랐다. 특히 브라질 전통 소고기 꼬치요리 슈하스코에서 착안해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갈비 바비큐 요리가 주목을 받았다. 문화적 상징을 음식으로 구현한 구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공연도 양국의 정서를 잇는 무대였다. 재즈 보컬리스트 웅산과 국악인 유태평양은 판소리 수궁가를 재즈로 재해석한 ‘토끼 이야기’를 선보였고, 어린이 합창단은 노동을 상징하는 곡을 합창해 양국 정상의 공통된 경험을 예술로 풀어냈다. 전통과 현대, 한국과 브라질의 감성이 어우러진 무대였다.
만찬 이후 양국 정상 부부는 청와대 상춘재로 자리를 옮겨 이른바 ‘치맥 회동’을 이어갔다. 브라질산 닭고기로 만든 한국식 치킨과 브라질 닭요리가 생맥주와 함께 제공됐으며, 보다 격의 없는 분위기 속에서 친교를 다졌다. 상춘재에는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호작도와 한국 화장품, 축구 국가대표팀 유니폼, 삼성 휴대전화, 미용기기, 반려견 용품, 김혜경 여사가 집필한 요리책 등이 전시돼 양국 정상 부부에게 전달됐다.
행사는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룰라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을 브라질로 초청하고 싶다는 뜻을 거듭 밝히며 향후 상호 방문과 협력 확대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번 국빈 만찬은 단순한 의전 행사를 넘어 노동의 가치와 사회적 연대를 공유하는 두 정상의 정치적 서사가 외교적 자산으로 확장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글로벌 남반구의 핵심 국가인 브라질과의 협력 강화는 대한민국 외교 지평을 넓히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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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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