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된 개헌마저 외면하는 국민의힘, ‘발목잡기’ 정치에 민심 이반 가속화 [천지인뉴스]
합의된 개헌마저 외면하는 국민의힘, ‘발목잡기’ 정치에 민심 이반 가속화 [천지인뉴스]
정범규 기자

국회가 오늘 본회의를 열어 5·18 민주화운동 정신의 전문 수록과 계엄 요건 강화 등을 골자로 한 헌법 개정안 표결을 진행할 예정인 가운데, 국민의힘이 ‘반대 당론’을 내세워 표결 불참을 선언하면서 보수 진영의 고질적인 ‘발목잡기’ 행태가 도를 넘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어제 국무회의에서 “정치권이 이구동성으로 말해왔던 사안들을 이제는 실천할 때”라며 단계적 개헌의 당위성을 강조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은 지방선거용 정략적 개헌이라는 억지 논리를 앞세워 국민적 염원인 개헌 논의를 공전시키고 있다. 특히 당 내부에서도 지도부의 ‘통보식 강요’에 대한 반발이 터져 나오는 등 명분 없는 반대 투쟁이 여권의 분열과 고립을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회는 오늘 부마 민주항쟁과 5·18 민주화운동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고, 국가 비상사태 시 남용될 우려가 컸던 계엄 요건을 엄격히 강화하는 내용의 개헌안을 상정한다. 이번 개헌안은 그간 여야를 막론하고 민주주의 가치 회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입을 모아왔던 사안들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은 어제 주재한 제20회 국무회의에서 “부분 개헌을 합의되는 만큼 순차적으로 해나가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이라며, 정치권이 국민 앞에 약속했던 당연한 가치들을 내일(오늘) 실천에 옮겨달라고 간곡히 당부한 바 있다. 대통령까지 나서서 정쟁을 배제한 ‘민생·가치 개헌’을 독려했음에도, 야당인 국민의힘은 이를 외면한 채 본회의장 밖에서 규탄 대회에만 몰두하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번 개헌안이 6월 지방선거를 겨냥한 더불어민주당의 일방적인 공세라며 표결 참여를 거부하고 있다. 유상범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의원총회 직후 “표결 참여는 적절치 않다는 것이 다수 의원의 의견”이라며 당론을 관철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곽규택 원내수석대변인 역시 반대 당론을 재확인하며 의원 전원 명의의 성명을 발표하겠다고 예고했다. 그러나 이는 그동안 국민의힘이 5·18 정신 계승과 계엄법 개정의 필요성에 찬성하는 입장을 취해왔던 과거 행보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자기 부정’이자, 오직 정략적 이해관계에 매몰되어 시대적 과제를 외면하는 무책임한 처사로 분석된다. 합의된 내용조차 거부하는 이들의 행태는 보수 재건이 아닌 보수 고립을 자초하는 길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이러한 지도부의 강압적인 운영에 당내 소신파 의원들은 유감을 표하며 분열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지아 의원은 “통보식 당론 강요는 유감”이라며, 지도부의 지시와 무관하게 개인적 판단에 따라 표결에 참여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장동혁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가 오늘 오전 청와대 앞에서 ‘조작 기소 특검법’ 규탄 현장 최고위원회를 열며 여론전에 나선 것도, 내부의 비판 시선을 외부로 돌리고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민생과 헌법적 가치 수호라는 국회의 본령은 뒷전인 채, 장외 투쟁과 특검 반대에만 매달리는 야당의 모습에서 국정 파트너로서의 책임감은 찾아보기 힘들다.
전문가들은 국민의힘이 개헌안 표결에 불참할 경우, 향후 정국 주도권을 완전히 상실하고 ‘반대를 위한 반대’만 일삼는 수권 불능 정당이라는 낙인이 찍힐 것이라고 경고한다. 국민의힘의 이번 발목잡기는 결국 국민의 삶을 볼모로 잡는 것과 다름없다. 헌법 개정이라는 국가 중대사마저 정쟁의 도구로 전락시킨 국민의힘이 과연 보수의 가치를 대변할 자격이 있는지 국민들은 엄중히 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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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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