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 한일 경제연대 통한 글로벌 위기 돌파 제안과 경제 안보 지형의 변화 [천지인뉴스]
최태원 SK 회장, 한일 경제연대 통한 글로벌 위기 돌파 제안과 경제 안보 지형의 변화 [천지인뉴스]
정범규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격변하는 국제 질서와 글로벌 공급망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한일 양국의 긴밀한 경제 연대와 동맹 구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어제 서울에서 열린 한일 경제계 고위급 간담회 기조연설을 통해 반도체, 배터리, 공급망 안정화 등 핵심 산업 분야에서 양국 기업 간의 실질적인 협력 확대를 공식 제안했다.
미중 패권 경쟁과 블록화되는 세계 경제 구조 속에서 나온 최 회장의 이번 제안은 한일 경제 협력의 패러다임을 한 단계 격상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학계와 산업계의 분석이 지배적이다.
글로벌 안보 및 통상 환경이 자국 우선주의와 블록화로 급격히 재편되는 가운데, 아시아 경제의 두 축인 한국과 일본의 민간 경제 동맹을 강화하려는 대담한 외교적 제안이 나와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개최된 한일 경제계 고위급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해, 격변하는 글로벌 국제 질서에 대응하기 위한 생존 전략으로 한일 경제 연대의 절대적 필요성을 전면 제안했다. 최 회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과거의 단순한 교역 확대를 넘어 이제는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와 기술 패권 경쟁에 공동으로 맞서기 위한 구조적이고 결속력 있는 정교한 경제 동맹 체제로 나아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회장이 제시한 한일 경제 협력 확대 방안의 핵심은 반도체와 핵심 광물 공급망, 그리고 친환경 에너지 등 미래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공급망 밸류체인의 통합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특히 가속화되는 인공지능 시장의 폭발적 성장으로 인해 고대역폭 메모리와 최첨단 파운드리 공정의 안정적 수급이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시점에서, 한국의 제조 경쟁력과 일본의 소부장 기술력을 결합하는 ‘한일 반도체 공급망 연대’의 구체적 청사진을 제시했다. 아울러 핵심 광물의 해외 공동 소싱과 공급망 다변화 부문에서도 양국 기업이 공동 펀드를 조성하는 등 실질적이고 가시적인 협력 모델을 구축하자고 촉구했다.
이러한 민간 경제계의 광폭 행보는 단순히 기업 간의 이익 도모를 넘어 동북아시아 전체의 경제 안보 지형을 재편하는 강력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산업계 전문가들은 미중 갈등 장기화와 전 세계적인 보호무역주의 확산 속에서 한일 양국이 개별적으로 대응하기보다는 거대한 경제 블록을 형성해 공동의 협상력을 높이는 것이 유일한 돌파구라는 최 회장의 진단에 깊은 공감을 표시하고 있다. 다만 과거사 문제나 수출 규제 등 누적된 정치적 리스크를 극복하고 민간 주도의 경제 연대가 얼마나 지속적인 추진력을 얻을 수 있을지가 향후 과제로 꼽힌다.
정치권 역시 최 회장이 던진 한일 경제 연대 구상이 국내 핵심 산업 생태계와 외교 전략에 미칠 파급력을 정밀하게 분석하며 각기 다른 정책적 접근법을 보이고 있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정부는 글로벌 공급망 안정을 위한 다자주의 외교와 민간 차원의 경제 협력 확대 필요성을 원칙적으로 지지한다는 기조 아래, 한일 경제 협력이 우리 반도체 기업들의 대외 리스크를 분산시키고 실질적인 기술 자립과 국익 증진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다각적인 제도적 지원 조치를 검토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반면 원내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한일 안보 및 경제 동맹의 복원과 협력 강화가 보수 진영의 일관된 외교 노선이었음을 환기시키는 동시에, 정부와 여당이 과거의 편협한 반일 프레임에서 벗어나 이번 민간 경제계의 제안을 전폭적으로 수용하고 정부 차원의 한일 통상 협정 고도화 등 실효성 있는 후속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결국 한일 경제 연대라는 거대한 화두는 글로벌 안보 위기 속에서 한국 경제의 생존 방식과 외교 기조의 대전환을 요구하는 막중한 시험대로 부각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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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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