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레이저 심장 장착한 ‘천광’…드론 격추 시간 절반으로 단축 [천지인뉴스]
국산 레이저 심장 장착한 ‘천광’…드론 격추 시간 절반으로 단축 [천지인뉴스]
정범규 기자
- 방사청, 레이저대공무기 핵심 구성품 레이저발진기 국산화 성공
- 출력 성능 50% 이상 향상…드론·무인기 요격 시간 대폭 단축
- 국산화율 90% 달성, 미래 전장 핵심 무기 독자 기술 확보

방위사업청이 우리 군의 미래 전장 핵심 무기로 평가받는 레이저대공무기 ‘천광’의 핵심 구성품인 레이저발진기 국산화에 성공하면서 대한민국의 첨단 국방기술 경쟁력이 한 단계 도약했다. 해외 기술 의존도가 높았던 핵심 장비를 자체 기술로 확보함에 따라 성능 향상은 물론 공급 안정성과 수출 경쟁력까지 확보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방위사업청은 지난달 레이저대공무기(Block-Ⅰ) 천광에 적용되는 레이저발진기의 국산화 개발을 완료하고 국방규격 제정을 마쳤다고 1일 밝혔다. 이에 따라 앞으로 생산되는 천광 양산 물량에는 국내 기술로 개발된 레이저발진기가 탑재된다.
천광은 세계 최초로 실전 배치된 레이저대공무기라는 상징성을 갖는다. 지난 2024년 12월 전력화된 이후 드론과 무인기 위협에 대응하는 신개념 방공체계로 주목받아 왔다. 광섬유 기반의 고출력 레이저를 발사해 표적을 직접 파괴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며, 전통적인 미사일이나 대공포와는 다른 개념의 무기체계다.
레이저무기가 주목받는 이유는 경제성과 효율성 때문이다. 미사일 한 발에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이 소요되는 반면 레이저무기는 전기만 공급되면 반복 운용이 가능하다. 발사 비용 또한 극히 낮아 대량으로 투입되는 드론 공격에 대응하기에 적합한 무기로 평가받는다. 여기에 소음이 거의 없고 눈에 보이지 않는 형태로 공격이 이뤄져 적의 대응을 어렵게 만드는 장점도 있다.
이번 국산화의 핵심은 레이저발진기다. 레이저발진기는 무기체계 전체 성능을 결정하는 사실상 ‘심장’ 역할을 수행하는 장비다. 고출력 레이저를 안정적으로 생성하고 목표물까지 정확하게 전달하는 기술이 집약돼 있다. 기술 장벽이 매우 높아 미국과 이스라엘, 중국, 독일 등 일부 국가만 독자 개발과 양산 능력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관련 기술은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전략기술로 분류돼 국제적인 기술 이전과 수출 통제가 엄격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번 사업은 국방과학연구소가 주관하고 한화시스템이 시제 개발에 참여해 추진됐다. 주목할 점은 개발 방식이다. 일반적으로는 무기체계 개발을 완료한 이후 핵심 부품 국산화를 단계적으로 추진하지만, 방사청은 빠르게 변화하는 드론 위협 환경을 고려해 체계개발과 핵심 기술 국산화를 동시에 진행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당시 레이저발진기 기술 성숙도가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에 초기 천광 체계에는 해외 도입 장비가 적용됐다. 그러나 동시에 차세대 고성능 국산 레이저발진기 개발을 병행 추진함으로써 전력화 시기를 늦추지 않으면서도 기술 자립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했다.
그 결과 성능 향상 효과는 기대 이상으로 나타났다. 국산 레이저발진기는 기존 해외 도입 장비보다 출력 등 주요 성능이 50% 이상 향상됐다. 추가 시험평가 결과 드론 요격 시간은 기존 2~4초에서 1~2초 수준으로 줄었고, 무인기 역시 기존 10초 이상 소요되던 격추 시간이 수초 이내로 단축됐다. 이는 실제 전장에서 더욱 빠르고 효율적인 대응 능력을 확보했음을 의미한다.
국산화율도 크게 높아졌다. 기존 천광의 국산화율은 금액 기준 76% 수준이었지만 이번 레이저발진기 국산화를 통해 90%까지 상승했다. 해외 공급망 변화나 수출 규제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게 줄어들었으며 유지보수와 후속 군수지원 측면에서도 안정성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지역 분쟁 등을 통해 드론 전쟁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레이저무기는 차세대 방공 전력의 핵심으로 꼽힌다. 저비용으로 대량 표적을 상대할 수 있는 능력은 미래 전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요소로 평가받는다. 미국과 중국, 이스라엘 등 주요 군사 강국들이 경쟁적으로 레이저무기 개발에 막대한 투자를 진행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방사청은 이번 성과를 기반으로 향후 레이저대공무기 후속 사업을 통해 출력 향상과 정밀도 개선, 소형·경량화 기술 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현재 드론과 무인기 대응 수준을 넘어 다양한 공중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차세대 레이저무기 체계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기영 방위사업청 미래전력사업본부장은 “레이저무기는 선진국 간 기술개발 경쟁이 매우 치열한 분야”라며 “천광에 고성능 국산 레이저발진기를 적용함으로써 적 드론과 무인기 위협에 대한 우리 군의 독자적인 대응 능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국산화 성공은 단순한 부품 개발을 넘어 대한민국이 미래 전장의 핵심 기술을 독자적으로 확보했다는 의미를 갖는다. 첨단 방산 기술의 자립이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시대에 천광의 진화는 한국형 미래 전력 구축의 중요한 이정표로 기록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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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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